채권단, 금호타이어 '새 주인' 찾기…"더블스타 유력 후보"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김남이 기자 2018.01.1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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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산은 "외부자본 유치할 것"…채권만기 연장 조건 '노사 자구안 합의'제시

금호타이어 CI /사진=머니투데이DB금호타이어 CI /사진=머니투데이DB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이달 말로 예정된 채권 만기를 1년 더 연장하고 새로운 형태의 외부자본을 유치하기로 했다. 지난해 매각이 무산됐던 중국 더블스타가 유력 후보다. 금호타이어는 채권단 일각에서 법정관리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로 재무상황이 나빴지만 채권단이 1년의 여유를 주고 외부자본을 유치하기로 결정한 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산은)은 18일 채권단 실무회의에서 외부자본 수혈을 통해 금호타이어를 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금호타이어 경영상황을 고려했을 때 외부자본 유치를 통한 정상화가 최선의 대안이라는데 채권금융기관협의회 9개 기관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채권단은 외부자본 유치에 소요될 기간을 감안해 차입금 만기 1년 연장과 이자율 인하 등의 유동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산은은 외부자본 유치와 관련, 협의 중인 투자자가 있는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채권단이 채무 만기 연장에 쉽게 동의한 점을 감안하면 자금을 투입할 투자자가 구체화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력 대상 후보는 과거 매각 협상을 진행했던 중국계 더블스타로 파악된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의 대상이 있다"고 밝혔으며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협상의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지난해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까지 체결했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상표권 협상이 난항을 겪은데다 그 과정에서 더블스타가 3분기 실적 악화를 이유로 매각가 인하를 요구하면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외부자본 유치 방안으로는 제3자의 유상증자 방식이 유력하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매각이 무산된 이후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유치를 포함해 현재와 같은 채권단의 자율협약 체제 유지, 초단기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 적용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왔다.

지난달 불거진 SK그룹의 금호타이어 인수설 역시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당시 SK그룹은 "금호타이어 지분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공시했지만 산은과 채권단 지분을 넘겨받는 대신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 인수를 협의했던 것은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지분을 넘겨받을 경우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하지만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경영권 지분을 확보할 경우 유상증자 자금으로 금호타이어를 정상화할 수 있다.


채권단 입장에서도 지분 매각은 그간 몇 차례 실패한데다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해 가능성이 낮은 만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에 새 주인을 찾아준 뒤 정상화를 기대하는 게 그간 쏟아부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금호타이어의 지속적인 노사갈등은 외부자본 유치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채권단은 채권 만기 연장의 조건으로 '2월말까지 경영정상화 계획 실행을 위한 노사 약정서 체결'을 내걸었다. 이때까지 노사간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만기 연장은 불가하다는 경고다.

금호타이어 사측은 경영개선 절차 기간 내 임금 동결, 임금체계 개선 및 조정, 임금피크제 시행 등의 내용을 포함한 자구안을 노조에 제시한 상황이지만 노조는 강력 반발하며 오는 24일 상경투쟁을 예고했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어떤 방식이 되더라도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서는 금호타이어의 충분한 자구 노력이 필요한데 노사간 합의점을 찾는 게 어려워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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