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車 공세에 상용차 시장도 지각변동?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18.01.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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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ISSUE]현대차 내수 수성·신시장 개척 투트랙 공략..수입차 첨단기술 장착·서비스 강화로 압박

현대자동차의 상용차 복합거점 '엑시언트 스페이스 울산'에 전시된 트럭들/사진제공=현대차현대자동차의 상용차 복합거점 '엑시언트 스페이스 울산'에 전시된 트럭들/사진제공=현대차


지난해엔 사상 최대 판매실적을 거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를 양축으로 한 수입차의 국내 시장 공략이 거셌다. 폭스바겐·아우디가 판매 중지된 상태에서도 전년대비 3.5% 성장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런 변화는 트럭·버스 등 상용차 시장에서도 감지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상용차 판매는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현대차 마이티(적재중량 3.5톤)가 사실상 독점해온 준중형 트럭 시장에 일본 이스즈 등 수입 상용차업체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현대차 서비스·마케팅 혁신으로 내수 '수성'…新시장 개척도 확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용차 시장 수성을 위한 현대자동차그룹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일단 서비스·마케팅 혁신을 앞세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3만2000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우선 고객 차량 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인다. 멤버십 등과 연계해 구매시점 뿐만 아니라 차량소유기간까지 케어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현대차 (249,500원 ▼500 -0.20%)는 이미 상용차 고객을 위해 직원들이 직접 고객과 소통하는 ‘히어로(H:EAR-O)’ 프로그램은 물론 야간과 주말, 공휴일에도 서비스 센터 방문이 가능한 ‘H-나이트 케어 서비스’ 등을 시행 중이다. 상담전화를 통해 긴급 출동이나 차량 구입·정비 등을 문의할 수 있는 '전용 고객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고난도 정비가 가능한 '하이테크 블루핸즈(서비스 협력사)'와 일반 블루핸즈간 상호 기술지원 체계를 구축해 서비스 품질을 높일 방침이다. 중형 상용차를 대상으로는 지역별로 소규모 비포서비스(사전 부품교체·정비서비스)를 추진한다.
현대자동차의 상용차 복합거점인 '엑시언트 스페이스 울산' 전경/사진제공=현대차현대자동차의 상용차 복합거점인 '엑시언트 스페이스 울산' 전경/사진제공=현대차
마케팅 부문에선 상용차 전시·판매·정비까지 다양한 고객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엑시언트 스페이스'를 거점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 충북 제천과 전북 전주, 부산, 울산 등에서 운영 중이다. 또 이동형 판매상담사무소도 늘리고 평창 동계올림픽·러시아 올림픽(하계)과 연계한 고객 초청 행사를 진행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메가트럭 고하중 차량 출시 등 틈새시장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파생차를 선보일 것"이라며 "지난해 출시한 무공해 전기버스 일렉시티를 시작으로 친환경 상용차 시장도 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별도로 신시장 개척에도 공을 들인다. 이를 위해 다임러 트럭 콘셉트카 개발 총괄 출신 마이크 지글러 이사와 메르세데츠-벤츠 미니버스 마케팅·영업 담당 출신 마크 프레이뮬러 이사를 영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현대차가 동남아시아 상용차 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네시아 알타 그라하(Artha Graha)그룹(이하 AG그룹)과 합작 법인을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AG그룹은 1973년 설립된 인도네시아 10위권 내 대기업이다. 현재 현대차 상용부문은 전세계 약 130개국에 진출해있다.
현대자동차의 상용차 복합거점인 '엑시언트 스페이스 울산' 내부/사진제공=현대차현대자동차의 상용차 복합거점인 '엑시언트 스페이스 울산' 내부/사진제공=현대차
◇수입상용車 첨단기술로 차별화…서비스 네트워크 확대 주력
수입 상용차업체들도 차별화된 첨단 기술을 앞세워 경쟁사인 현대차를 압박하면서 서비스 네트워크 확대에 주력해 시장 점유율 제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국내 수입 상용차 점유율 1위인 볼보트럭 코리아는 교통사고 발생률 제로화를 목표로 올해부터 내놓은 모든 제품에 긴급제동장치(CW-EB)와 차선이탈경고장치(LDWS)를 기본사양으로 탑재한다.

특히 유로6 모델부터 새롭게 적용한 ‘볼보 커넥티드 트럭’의 국내 서비스인 ‘다이나플리트’ 기능도 선보인다. 이 기능은 스마트폰 앱과 웹에 기반한 차량관리 시스템으로 차량에 장착된 게이트웨이와 무선 통신을 통해 차량에 관한 최신 정보 및 다양한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준다. 효율적인 연비관리는 물론 차량의 유지 보수도 용이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전기∙LNG(액화천연가스) 등 친환경 연료는 물론 플래투닝(트럭 간 군집주행) 등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볼보트럭이 지난해 국내 판매 2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한정 모델/사진제공=볼보트럭코리아볼보트럭이 지난해 국내 판매 2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한정 모델/사진제공=볼보트럭코리아
글로벌 자동차그룹인 '다임러 AG'의 자회사인 다임러트럭 코리아도 최첨단기술을 대거 장착한 프리미엄 트랙터 '뉴 악트로스'를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뉴 악트로스'엔 정확한 물체 탐지로 주차된 차량 뒤의 보행자까지 감지해 스스로 멈추는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4(ABA 4)' 시스템이 탑재됐다. 게다가 차량이 차선을 침범하는 경우 운전자에게 라디오 스피커를 통해 경고음을 울리고 계기반에 표시하는 '차선 이탈 방지 어시스트'와 후진 주행시 사각지대를 크게 줄여주는 '광각 조절 미러' 등이 전 모델에 적용됐다.

회사 관계자는 "카고 라인업 확대 및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한 아록스 고하중 중형 카고 트럭이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판매 호조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볼보트럭의 긴급제동장치 시현 모습/사진제공=볼보트럭코리아볼보트럭의 긴급제동장치 시현 모습/사진제공=볼보트럭코리아
서비스 네트워크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볼보트럭은 현재 경기 동탄과 인천, 경남 김해 등 직영 3곳을 포함해 전국에 총 29곳의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며 수입 상용차 중 최대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2020년까지 서비스센터를 40곳까지 늘릴 예정이다.

다임러트럭은 올 상반기 중 서비스 네트워크 2곳을 추가하고 고객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내년까지 서비스 네트워크에 총 1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만트럭버스코리아도 수입 상용차 시장 1위 도약을 전면에 내걸고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경북 칠곡과 제천, 김해 등에 서비스 네트워크를 추가했으며, 경기도 용인·평택에 각각 본사 및 직영 서비스센터와 대규모 PDI(출고전 차량점검) 센터를 신축했다.

PDI 센터는 해외에서 생산되고 수입된 차량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도하기 전에 차량을 최종 정밀 점검하고 필요시 보완·보관하는 곳이다.
다임러트럭의 최첨단기술이 대거 장착된 프리미엄 트랙터 '뉴 악트로스'/사진제공=다임러트럭 코리아다임러트럭의 최첨단기술이 대거 장착된 프리미엄 트랙터 '뉴 악트로스'/사진제공=다임러트럭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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