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며 또 다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17일 오전 반포대교에서 바라본 서울도심에 미세먼지가 가득 끼어있다. 사진=뉴스1
서울시가 최근 ‘초미세먼지 배출원 인벤토리 구축 및 상세모니터링 연구’ 최종 보고서를 공개한 바에 따르면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미세먼지가 고농도도 발생하는 경우 중국을 비롯한 국외 영향이 72%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영향은 2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영향을 배출원별로 분석해보면 미세먼지 고농도시 교통 부문 영향이 41%, 난방·발전부문이 33%, 비산먼지가 23%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시가 이날 두번째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고 자발적 차량 2부제와 출퇴근시 대중요금 무료 운영을 고집하는 것도 이러한 통계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고농도로 상승할 경우 비상저감조치로 교통 부문에 대한 조치를 우선하되 난방·발전, 비산먼지 순으로 저감 조치를 시행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세먼지 영향이 더욱 심각해진 것은 △대기 정체 △내·외부 오염물질 유입량 증가 △기후변화로 인한 2차 오염물질 생성 증가 등 여러 요인이 복합 작용한 영향이 크다. 강추위가 잦아 들면서 부는 바람이 줄어 대기가 오래 한 곳에 머무름에 따라 농도가 짙어진 것이다. 50만원을 넘어서는 값비싼 공기청정기와 1회용 황사 마스크 비용도 만만치 않아 가난한 사람들은 더 많은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환경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나타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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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세먼지가 심각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취하고 있는 출퇴근시간 대중요금 무료와 자발적 차량 2부제 시행 등의 비상저감 조치는 정부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와 인천도 참여해야 한다”며 관련 정책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두번째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효과는 첫날보다는 개선됐다. 이날 출근 시간에 시내버스를 탄 승객수는 총 99만1965명(카드 승객수 기준)으로 전주보다 3.2% 늘었다. 첫 무료 운행일에는 0.5% 증가한 것 보다 증가율이 6배 가량 늘었다. 지하철(1~8호선, 우이신설) 이용자수도 총 110만8616명으로 같은 기간 4.4% 증가했다. 첫 무료 운행일(2.1%)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서울시내 주요 지점 도로교통량도 1.71% 가량 줄었다. 새문안로, 서소문로, 세종대로 등 도심·간선도로 8곳은 0.91%, 아차산로, 망우로 등 시례 도로 6곳은 2.5%가 감소했다.
박 시장은 나아가 “결국은 중앙 정부가 직접 나서 차량 2부제로 가야 한다”며 “2002년 월드컵 당시 강제된 차량2부제로 교통량의 19%가 줄었다. 다음 국무회의때 이 문제를 제기하려 한다. 중앙정부, 특히 환경부 나서서 차량2부제 강제를 얘기해 법제화 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세먼지 농도가 높지 않은 평상시엔 중국 등 국외 영향이 55%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상시 미세먼지 오염원을 배출원별로 파악할 경우 교통 부문은 37%, 난방·발전 부문의 영향은 39%, 비산먼지 부문은 22%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