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체 다음주 실적시즌…반·디 업종 '희비'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8.01.1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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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만 사상 최대? SK하이닉스, 年 이익 10조 시대 연다…삼성전기, MLCC 호황 힘입어 주가 두배↑

전자업체 다음주 실적시즌…반·디 업종 '희비'


전자업계가 다음주부터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공개한다. 이미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 실적 가이던스 발표에서 예고됐듯 반도체 업종은 유례없는 최대실적을 기록할 것인데 비해 일부 디스플레이 업체는 패널가 하락에 따라 고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만 사상최대? SK하이닉스도 年이익 10조 시대 '활짝'=16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SK하이닉스 (173,200원 ▼400 -0.23%)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2.0% 늘어난 4조3316억원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분기 2조4676억원으로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2분기(3조507억원), 3분기(3조7372억원) 등 꾸준히 최대 이익을 갈아치워 왔다.

지난해 4분기에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 확실시되면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이익으로는 첫 10조원 시대를 열게 됐다. 2016년 연간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긴 상장사는 삼성전자와 한국전력 단 두 곳이다.



SK하이닉스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 호황기 덕을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스마트폰 고사양화는 물론, 구글과 아마존 등 IT(정보기술)기업이 대형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면서 메모리수요가 공급을 넘어섰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D램 평균가격(4Gb DDR4 PC향 범용제품 기준)은 1.94달러(USD)에서 3.59달러(USD)로 85.1% 올랐다. 또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서버용 D램 중 16GB DDR4 제품의 평균가격은 2016년 말 95달러에서 지난해 말 145달러까지 약 52.6% 오른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반도체 가격 고점 논란이 일면서 지난해와 같은 반도체 업체들 실적 급등세가 올해에도 지속될 지는 불확실하다. 남대종 KB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중심의 장기 수요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 전통적인 PC, 스마트폰, TV 등 기기들에 대한 수요가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점은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패널가 하락에 LGD 고심…주가 상승률 100%에 빛나는 삼성전기=지난 한해 잘나갔던 반도체에 비해 디스플레이 업계는 LCD 패널가 하락 탓에 고전했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10,550원 ▲170 +1.64%)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9.3% 감소한 2779억원. 다만 지난해 상반기 패널 시황이 좋았던 영향으로 한해 연이익은 2조6950억원으로 전년 실적(1조3114억원)을 두 배 넘게 웃돌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101.6cm(40인치)형 LCD 패널 평균가는 지난해 하반기 140달러에서 100달러로 28.6% 내렸다.

LG디스플레이는 LCD의 매출 비중이 90%에 육박하기 때문에 LCD 패널가 흐름에 실적이 좌우된다. 시장에서는 1분기에도 중국발 공급과잉 탓에 패널가 하락세가 지속한다면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이 197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같은 디스플레이 업계라 해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매출 비중이 60~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디스플레이는 비교적 양호한 실적 흐름세다. 비상장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실적 추정치는 집계되지 않지만 지난해 4분기 약 1조4000억원~1조 7000억원대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일부에서는 올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2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한다.

또 다른 전자 부품사인 삼성전기 (151,100원 ▼2,000 -1.31%)는 지난해 호실적이 예고됐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삼성전기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흑자전환한 110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호실적에 기여한 것은 단연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MLCC는 스마트폰 등 IT 기기와 전장에 널리 쓰이는 필수 전자부품으로 외부에서 공급된 전기를 담고 있다가 필요한 곳에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 한개당 800~1000개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부가 MLCC의 경우 삼성전기와 일본의 3사가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해 호황 수혜를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일본 무라타에 이은 업계 2위(시장점유율 약 30%로 추정)다. 삼성전기 주가도 실적 호조세를 반영, 지난 한 해 두 배 가까이(96.9%) 뛰었다.

올해에도 삼성전기는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고객 스마트폰(갤럭시 S9)의 조기 출시 효과와 더불어 갤럭시 S9 플러스 모델이 (삼성전기 생산품인) 듀얼 카메라를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MLCC는 스마트폰 사양 고도화, 자동차 전장화 추세를 배경으로 호황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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