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임기채운 임채운 이사장 "내 이름 알리기보다 내실 기했다"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18.01.1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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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공 설립 36년 첫 민간출신…격식없는 기관장상 정립, 계급장 떼고 난상토론도

23일 오후 머투초대석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인터뷰23일 오후 머투초대석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인터뷰


"임채운 브랜드를 붙인 사업을 새로 만들기보다 중진공 조직의 혁신과 역량강화에 가장 공을 들였다. 앞으로 중진공이 정부 정책의 성과를 내고 중소기업 발전에 기여하는 기관으로 도약하길 응원하겠다."

민간인 출신으로는 처음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맡았던 임채운 이사장(사진)이 3년의 임기를 마치고 학계로 돌아간다. 임 이사장은 16일 여의도의 한 식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퇴임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임 이사장은 "지난 3년은 우리나라 실물 경제 최일선에 있는 중소기업의 고민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며 "이제 학문을 연구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간다. 시원하면서도 섭섭하다"고 말했다.

17일 이임식이 예정된 임 이사장은 2015년 1월19일 중진공 16대 이사장으로 취임해 정해진 임기를 모두 채웠다. 임기 중 우여곡절은 많았다. 취임 직후 정책자금 온라인 접수 대란이라는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만난 것이 대표적이다. 정책자금 조기 마감 사태로 중소기업의 하소연이 쏟아지자 신청방식을 온라인 선착순 접수에서 상시접수로 변경하고 사전상담으로 실수요자를 발굴하는 방식으로 정책자금 신청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



3년 내내 중진공에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된 것도 임 이사장 임기중 중소기업에 위기가 많았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3년간 추경을 통해 중진공에 배정된 예산은 3조2000억원에 이른다. 그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조선 구조조정, 지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각종 경제위기에 노출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으로 뛰어다녔다"며 "시스템을 합리적으로 바꾸고 직원들의 역량이 높아지면서 어려운 추경 업무를 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 이사장은 임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격식없이 지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혁신 테스크포스(TF)인 '독수리팀' 회의 때는 부서장들이 소위 '계급장 떼고' 이사장의 말에 자유롭게 반박하거나 첨언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임 이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조직 구성원이 혁신의 주체가 될 때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직원들이 주체적으로 일을 담당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회의나 토론 분위기부터 바꾸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은 지난해 기획재정부에서 주관하는 공공기관 기관장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 기관장에 이름을 올리는 것으로 결실을 냈다. 1년 6개월 이상 근무한 기관장 29명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우수 기관장은 임 이사장을 포함해 3명 뿐이었다.


임 이사장은 17일 오후 경남 진주 중진공 본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본래 업무인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로 돌아간다. 새학기가 되면 그는 주 전공인 마케팅 이론과 중소기업론 등 3개 강좌를 개설할 계획이다.

한편 신임 중진공 이사장은 현재 공모 절차가 진행중이다. 지난 12일 서류접수가 끝났다. 면접과 신원검증 등을 통해 이르면 내달 초 임명될 예정이다. 중소기업계는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유력한 후임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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