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막말…"아프리카 국가들, 거지소굴"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8.01.1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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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BBNews=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프리카 국가를 '거지 소굴'이라고 표현해 입길에 올랐다.

12일(현지시간) CNN,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연방의원들과 가족 단위의 '연쇄 이민'과 비자추첨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이민 개혁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서 이 같이 말했다.

논의 중 딕 더빈 상원의원(민주당)이 아이티 이주민들에 대한 임시보호지위(TPS) 허용에 대해 발언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굳어지며 이 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거지 소굴에서 오는 사람들을 계속 받아주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왜 아이티와 같은 국가에서 온 이들을 받아줘야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들을 받아주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노르웨이 같은 곳에서 온 이민자들을 받아야한다"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르웨이를 언급한 이유는 지난 10일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가 백악관을 찾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백악관 측도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백악관은 "일부 워싱턴 정치인들은 외국을 위해 싸우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자국민을 위해 싸우고 영구적인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루이스 구티에레스 연방 하원의원(민주당·일리노이)은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국가 출신 또는 특정 피부색의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가 우리 헌법에 명시된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것을 100% 확신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아이티 이민자들은 전부 '에이즈 감염자'"라고 말했으며, 나이지리아 이민자들에 대해서는 "미국에 한 번 와본 이들은 결코 그들의 '오두막'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비하했다.

한편, 임시보호지위(TPS·Temporary Protected Status)는 미국이 1990년대 도입한 것으로, 대규모 자연재해나 내전에 시달리는 국가 출신자들을 인도적 차원에서 미국에 임시로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2001년 엘살바도르의 규모 7.7 대지진 때 이 조치가 처음 적용됐다. 처음 조치는 18개월에 불과했지만 해당 TPS 지위는 관행적으로 17년간 지속 갱신됐다. 2001년 당시 미국에 들어온 이들이 미국서 낳은 아이만 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 정권은 지난 9일 엘살바도르에 대한 임시보호지위 지원 중단을 발표했으며, 내년 9월까지 미국에서 퇴거할 것을 명령했다. 부모만 본국으로 송환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여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대해 인권운동가 등이 극렬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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