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더 잘나가는 TBH글로벌, 올해 남성복 새 판 짠다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2018.01.1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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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용 브랜드 '아임 데이비드' 접고 새 브랜드 '베이직하우스 맨'으로 재공략…올해 중국 매출 5800억 목표

中서 더 잘나가는 TBH글로벌, 올해 남성복 새 판 짠다


의류기업 TBH글로벌 (1,821원 ▼1 -0.05%)(구 베이직하우스)이 올해 중국 남성복 사업 재정비에 나선다. 현지 전용 남성복 브랜드 '아임 데이비드' 사업을 중단하는 대신 중국 여성복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굳힌 '베이직하우스'의 남성라인으로 새 출발한다.

12일 TBH글로벌은 올해 봄·여름(S/S) 시즌부터 중국에 새 남성 브랜드 '베이직하우스 맨'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전용 브랜드로 2012년 출시한 남성 캐주얼 '아임 데이비드'(I‘M DAVID)는 2017년 가을·겨울(F/W) 시즌을 끝으로 사업을 접는다. 새 시즌 상품이 출시되는 다음 달부터 중국 내 '아임 데이비드' 138개 전 매장을 '베이직하우스 맨' 매장으로 교체한다.



TBH글로벌이 '베이직하우스 맨'을 선보이는 이유는 성장세가 높은 중국 남성복 시장을 공략하기엔 기존 '아임 데이비드'로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해서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트렌드에 맞지 않는 디자인 등이 발목을 잡았다. 현지에서 인기가 뜨거운 스트리트패션(힙합스타일)으로의 콘셉트 전환과 새 브랜드명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브랜드명은 중국에서 10년 이상 현지 여성복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베이직하우스' 인지도를 활용해 '베이직하우스 맨'으로 확정했다.

TBH글로벌 관계자는 "새 브랜드지만 기존 매장을 전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추가 투자 비용 없이도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며 "본격적인 론칭에 앞서 테스트 차원에서 '아임 데이비드' 2017년 F/W 시즌에 새 스타일을 적용한 상품을 선보였는데 시장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TBH글로벌은 기존 매장 전환 외에도 '베이직하우스 맨' 신규 매장 11개를 추가로 오픈해 올해 말까지 매장을 149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목표 매출액은 '아임 데이비드' 지난해 매출(330억원)보다 많은 350억원으로 잡았다.

中서 더 잘나가는 TBH글로벌, 올해 남성복 새 판 짠다
TBH글로벌은 올해 중국에서 브랜드 사업 재정비와 온라인 기반 확충을 통해 실적 개선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국내에 비해 중국 패션 시장은 규모가 훨씬 큰 데다 지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설립된 TBH글로벌은 2004년 말 여성 캐주얼 '베이직하우스'로 중국에 진출했다. 이후 비즈니스캐주얼 '마인드브릿지', 여성복 '쥬시쥬디' 등 자사 브랜드를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한국 패션 트렌드를 접목한 디자인과 중국 법인 MD(상품기획자)들의 기획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2010년부터 중국 매출이 국내를 넘어섰다. 지난 2016년 중국 매출은 5700억원으로 국내 매출(1589억원)의 3.5배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지난해엔 중국 진출 이후 매출이 처음 역신장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중국 매출은 3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4분기 가장 큰 쇼핑 이벤트인 광군제(11월11일)와 블랙데이에 각각 180억원, 54억원 등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중국 매출은 약 8~10% 줄어든 것으로 관측됐다. 고가 남성 브랜드 '마크브릭' 철수, 비효율 매장 100여개 정리 등이 원인이 됐다. 원화 강세로 인한 환차손 영향도 겹쳤다.

TBH글로벌은 중국에 운영 중인 전 브랜드 매장을 현재 1700여개에서 올해 말까지 1850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상반기 중에 O2O(온오프라인 연계) 시스템 구축도 마무리 짓고 올해 광군제, 블랙데이 물량도 대폭 늘려 5800억원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국내는 지난해 말 새로 시작한 수입 브랜드 사업을 비롯해 홈쇼핑 채널, 온라인 확대 등으로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몰두해 2080억원까지 매출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사업은 구조조정, 사업 개편 작업을 지속해 매출과 수익성 개선에 성과를 거뒀다"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사업 실적 개선을 가속화해 1~2년 내에 홍콩 증시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상장 이후 확보된 자금으로 중국 외 다른 지역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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