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본 기업경영 신년 화두는?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18.01.0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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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유명·절차탁마·전화위복·반구십리 자세 주문

지난해말 교수신문이 '2017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파사현정'/사진=뉴스1지난해말 교수신문이 '2017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파사현정'/사진=뉴스1


'파사현정(破邪顯正)'

지난해말 전국의 대학교수 1000명이 참여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다. 불교 저서인 '삼론현의'에 실린 이 고사성어는 '그릇된 것을 부수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으로 새 정부 출범 이후 우리 사회를 달군 '적폐청산' 정신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기도 하다.

신년이 되면 이같이 사자성어를 통해 경영 화두나 목표를 제시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재계 수장들이 눈에 띈다.



우선 권오준 포스코 (406,500원 ▲3,000 +0.74%)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천명(知天命)이 된 올해부턴 그룹이 가야 할 길을 깊이 생각하고, 한 단계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멀리 보고 밝게 생각한다는 뜻의 '시원유명(視遠惟明)'을 전면에 내걸었다.

여기엔 지난 4년여간 진행해온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신성장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권 회장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



허창수 GS (43,950원 ▲800 +1.85%)그룹 회장은 연초에 주재한 ‘2018년 GS신년모임’에서 임직원들에게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정신을 강조했다. 칼로 다듬고 줄로 쓸며 망치로 쪼고 숫돌로 간다는 뜻이 담긴 이 사자성어는 끊임없는 노력을 의미한다.

허 회장도 "그간 쌓아온 경험과 성과를 되돌아보고, 잘하는 것은 더욱 갈고 닦아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실력으로 키워가야 한다"며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결코 앞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절차탁마'의 자세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132,500원 ▲4,200 +3.27%)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전화위복(轉禍爲福)'을 내세우면서 임직원들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단결해줄 것을 주문했다.


강 사장은 "매출 감소, 일감 부족, 시황 회복 지연 등 수많은 난관이 놓여있지만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한다면 당면한 어려움은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436,500원 ▲4,500 +1.04%) 부회장은 '100리 길을 가야 하는 사람은 90리를 절반으로 삼는다'는 '행백리자 반구십리(行百里者 半九十里)'를 언급했다. 차 부회장은 "지금까지 이룬 것에 자만하지 않는 '반구십리'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마지막에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며 아시아 대표기업 도약을 목표로 제시했다.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경제단체 수장들의 일갈도 주목을 끌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와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의 '호시우행(虎視牛行)'이 대표적이다.

박용만 회장은 "공을 세웠으면 그 자리에 머물지 말라는 뜻의 '공성이불거'를 되새기게 된다"며 "우리 경제가 과거에 일궈놓은 산물과 질서에 머무르지 말고, 새로운 도전과제를 극복함으로써 미래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성택 회장도 "우리 중소기업계는 올해를 전망하는 사자성어로 ‘눈은 호랑이와 같이 늘 예리하게 유지하면서도 행동은 소처럼 착실하고 끈기 있게 한다'는 뜻을 지닌 호시우행을 꼽았다"며 "대·내외적 환경이 예단하기 어렵게 급변하더라도 신중하고 흔들림 없이 대처해 나가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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