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종'이란 다른 사람의 의지에 굴복하는 것이다. 인간은 말을 배우고 제대로 생각하기 전에 복종하는 법을 먼저 터득한다. 우리는 누군가를 잘못된 방식으로 사랑하거나 직장으로부터 안정적인 삶을 담보 받기 위해, 또는 사회의 '정상' 범주에 속하기 위해 복종한다.
이 책은 한 사람이 태어나자마자 겪는 복종과 이것이 개인과 사회를 병들게 하는 과정을 다룬다. 저자는 환자들의 사례에 인류학, 사회심리학, 경제학적 이론을 더해 복종의 매커니즘을 파헤친다.
개인의 복종은 사회적 정당화로 이어진다.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사고나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도 감독기관의 무비판적 복종으로 인한 기능 상실이 주요 원인으로 손꼽혔다. 사회 안정을 위해 암묵적으로 형성된 복종 문화가 결국은 사회적 대참사로 이어지는 병폐를 낳은 것이다.
저자는 복종을 거부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공감 능력은 맹목적 복종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대항할 힘을 줄 뿐만 아니라, 깊이 묻혀 있는 자신의 감정이입 능력을 끌어내준다. 자각이 생겨나는 과정은 공감에 토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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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에 반대한다=아르노 그륀 지음. 김현정 옮김. 더숲 펴냄. 136쪽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