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전환' 운명 엇갈린 삼척·당진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7.12.14 22:58
글자크기

삼척 포스파워 석탄발전 원안대로…LNG 전환하는 당진 에코파워는 투자금 보상이 관건

지난 4월 1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환경운동연합회원들이 '미세먼지 주범 신규 석탄발전소 승인 강행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산업통상자원부의 당진에코파워 석탄발전소 승인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사진=뉴스1 지난 4월 1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환경운동연합회원들이 '미세먼지 주범 신규 석탄발전소 승인 강행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산업통상자원부의 당진에코파워 석탄발전소 승인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사진=뉴스1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소 전환 대상이었던 삼척 포스파워 1·2호기가 결국 원안대로 석탄화력발전소로 건설된다. 당진 에코파워 1·2호기는 LNG발전소로 전환된다.

삼척 사업의 주체인 포스코에너지는 석탄화력발전을 전제로 이미 5600억원가량을 투자한 이 사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된 반면 당진 사업자인 SK가스 (171,300원 ▼7,000 -3.93%) 등은 기 투자금을 어떻게 보상받느냐가 관건이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해 국회에 보고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앞으로 15년간 국내 전력소비량을 전망하고 이에 맞춰 전력 설비를 얼마나 어떻게 지을지 결정하는 종합 계획이다.

우선 포스코에너지의 삼척포스파워 1·2호기는 예정대로 석탄화력발전소로 건설이 진행된다.



삼척 발전소는 LNG 발전소로의 전환이 협의됐었다. 당초 삼척 발전소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로 추진될 예정이었지만, 새 정부가 지난 5월 들어선 뒤 석탄화력발전이 미세먼지 원인으로 지목됐고 탈 석탄 논의와 함께 삼척 발전소를 LNG발전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협의됐다.

삼척 발전소가 결국 원안대로 추진된 까닭은 우선 포스코에너지가 이 사업에 이미 5600억원 가량을 투자한 상황인 데다 발전소가 들어설 예정인 석회석 폐광산 부지가 공사 중단으로 지속적 환경오염을 일으킨 때문으로 보인다. 폐광산 부지에서 발생한 비산먼지는 인근 주거지와 삼척시로 향한다는 것이 지역 주민들의 증언이었다.

LNG 발전으로 전환할 경우 수요지에서 멀어 수익성이 나쁠 수 있다는 점도 원안 추진의 배경이 됐다. LNG 발전은 전력 수요지에서 발전소가 멀어질 수록 송전 및 가스배관 비용 부담이 커지는데 해안에 위치한 삼척 발전소를 LNG로 전환할 경우 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었다.


당진에코파워 1·2호기는 발전용량을 기존 1.2GW에서 1.9GW로 확대해 LNG 발전으로 전환하게 된다.

당진시와 충남에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가운데 이미 절반 이상이 밀집한 상황을 고려한 결정 아니겠냐는 것이 발전업계 분석이다. 삼척과 달리 이 지역 주민들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반기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당진 발전소 사업에 지분 51%를 보유한 SK가스 외에도 한국전력의 자회사 한국동서발전(34%)과 산업은행(15%)이 포함됐다는 점도 LNG 전환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공기업과 국책은행 특성 상 정부 정책을 정면으로 거스르기 힘들었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건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추진 과정에 투입된 비용을 어떻게 보상받을지 여부"라고 말했다. SK가스와 동서발전, 산업은행이 석탄화력발전 사업권 인수와 설계 등에 이미 투입한 비용은 4000억원이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