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장병들 눈에 밟혀"…임종석 특사로 UAE·레바논행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7.12.10 16:56
글자크기

[the300](종합) 현직 비서실장 특사 이례적…靑 "남북접촉? 그런 것 없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20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열리는 수석 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자리에 커피를 놓고 있다. 2017.11.20.    amin2@newsis.com【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20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열리는 수석 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자리에 커피를 놓고 있다. 2017.11.20. [email protected]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UAE(아랍에미리트연합)·레바논을 방문해 파병 장병들을 위문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고생하는 장병들이 눈에 밟힌다"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비서실장이 직접 특사를 맡는 건 이례적이어서 단순 '위문' 방문을 넘어 외교적 의미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임 실장은 해외파견부대 장병들 격려하기 위해 12월9일부터 12일까지 2박4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에이트 연합군 아크부대와 레바논 동명부대를 차례로 방문중"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을 대신해 중동지역 평화유지 활동과 재외국민 보호 활동을 현장 점검하고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임 실장은 12월10일에는 UAE 왕세제, 11일 레바논 대통령을 만나는 등 외교일정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실장은 전날 출국해 이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날 한국시간 오후, 현지시간 오전 UAE 왕세제를 만난 뒤 아크부대를 찾는다. 임 실장은 부대 선물로 청와대 벽시계를 준비했다.



현직 비서실장이 대통령특사로 출국하는 건 14년 전 노무현 대통령 시절 문희상 비서실장 이후 처음이다. 문 실장은 당시 아르헨티나에 대통령 취임 경축특사로 다녀왔다. 임 실장 파견 배경에 관심이 쏠렸지만 청와대는 '진심'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일 JSA 경비대대 장병과 이국종 아주대 교수를 초청한 자리에서 "국내 장병들은 집안에 같이 있는 자식들같은 느낌 들고 언제든지 격려하면 되는데 해외 멀리 나가있는 그 열사의 땅에서 고생하는 장병들은 눈에 밟힌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에서 차담회를 마치고 경례를 하는 JSA 경비대대 지휘관 및 장병, 이국종 아주대 교수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2017.12.01.    amin2@newsis.com【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에서 차담회를 마치고 경례를 하는 JSA 경비대대 지휘관 및 장병, 이국종 아주대 교수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2017.12.01. [email protected]
이에 임 실장 등 참모들은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가는 일정
은 빠른 시일 내 마련하기 어렵다고 봤다. 문 대통령은 13~16일엔 중국을 방문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적어도 비서실장은 돼야 문 대통령을 대신한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 말했다.


단 현직 비서실정의 특사 파견인 만큼 이런 뜻을 넘어서는 정치적 무게가 실리게 됐다. 전망은 크게 두 갈래다. 임 실장은 UAE 왕세제와 만나 한국형 원자력발전소 수출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전을 논의는 할 수 있겠지만 그걸 위해 특사로 간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하나는 제3국을 통한 남북대화나 관계개선 타진이다. 대통령의 '복심'이 남북접촉을 물밑에서 타진한 예가 적지않기 때문이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명박정부의 비서실장 명칭)은 고용노동부 장관이던 2009년 11월, 특사 자격으로 싱가포르에서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극비리에 만났다. 그는 이듬해인 2010년 대통령실장이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MB)이 그만큼 신뢰하는 인물에게 남북 접촉을 맡겼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이 같은 관측에 선을 그었다. 한 관계자는 "그런 것 전혀 없다"며 "(임 실장의 남북 접촉은) 상상력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