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롯데·GS홈쇼핑 뇌물 의혹' 전병헌 구속영장 재청구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7.12.0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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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상보)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사진=이기범 기자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사진=이기범 기자


검찰이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또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가 국회의원 시절 회장으로 재직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이 후원·기부금을 건넨 의혹과 관련해서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업무상 횡령,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 전 수석은 의원 시절 소속 상임위원회인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소관의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을 압박해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각각 3억3000만원의 후원금과 1억5000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전 수석은 또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기획재정부가 한국e스포츠협회에 예산 20억원을 배정하도록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GS홈쇼핑에 대한 압수수색 자료와 관계자 조사 내용을 분석해 이 회사가 자신들의 주된 업무와 무관한 한국e스포츠협회에 거액의 기부금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이 협회에 낸 자금 중 일부를 전 전 수석의 보좌관이었던 윤모씨(구속기소)가 협회 직원들과 공모해 세탁하고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반면 전 전 수석은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0일에 이어 지난 4일 두번째로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을 당시 취재진에게 "e스포츠산업은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분야"라며 "종합적 판단을 갖고 상식적인 조언을 해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저와는 상관 없는 일이고 모르는 일"이라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검찰은 지난달 말 전 전 수석에 대해 한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피의자의 범행관여 여부와 범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관련 자료가 대부분 수집된 것으로 보이고 관련자들이 구속돼 진술조작 등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낮은 점 △피의자가 도망할 염려가 크지 않은 점 등을 기각 사유로 들었다. 이에 검찰은 법원의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영장 재청구 의사를 밝히고 보강 조사를 벌여 GS홈쇼핑 관련 의혹 등을 추가로 포착했다.


한편 전 전 수석의 의원 시절 비서관으로 활동했던 윤씨와 브로커 배모씨 등 3명은 지난달 25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윤씨 등은 지난 2015년 7월 협회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받은 후원금 3억3000만원 중 1억1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윤씨에게는 협회가 롯데홈쇼핑 후원금을 받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제3자뇌물)도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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