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에서 '가족'으로…반려동물보험 6억→6천억 성장한다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17.12.0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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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런치리포트-이주의 법안]②반려동물 치료비 합리화, 유기문제 해결 기대

'재산'에서 '가족'으로…반려동물보험 6억→6천억 성장한다


1000만 반려동물 시대. 반려동물은 더이상 재산이 아니다. 가족이다. 반려동물 영토가 넓어진만큼 그림자도 커졌다. 쓰레기봉투에서 병든 고양이가 발견되는 등 유기문제도 심각하다. 반려동물보험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자녀를 병원에 데려갈 때 진료비를 걱정하는 부모는 많지 않다. 국민건강보험과 실손보험 등으로 진료비 대부분을 처리할 수 있다. 반려동물이 아플 땐 얘기가 다르다. 현재 동물병원 진료비는 100% 자기부담이다. 보호자나 수의사나 보험없는 치료가 찜찜한건 마찬가지다.



◇'돈' 안되는 반려동물보험, 활성화법이 패러다임 바꿀까=국내에서 반려동물보험 상품을 다루는 보험사는 3개(삼성화재, 롯데손해보험, 현대해상)에 불과하다. 아직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손해율이 200%에 달한다고 불평한다.

보험연구원의 '반려동물 보험 활성화를 위한 과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은 0.1% 수준에 그친다. 시장 규모는 6억7000만원 수준. 보호자 입장에서도 반려동물이 자주 걸리는 병이 보험대상에서 빠진 경우가 많아 보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는 보험 요율과 상품 전면 개편에 나섰다. 정부도 반려동물 의료수가(진료비)를 재정비할 계획이다. 업계는 반려동물보험 활성화법이 도입되고 산업 자체가 커지면 보험시장도 커질 것으로 본다. 단계적으로 6000억원 규모까지 클 것으로 본다. 의료비가 정상화되면 보험료가 낮아져 가입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려동물보험이 자리를 잡으면 유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반려동물 거래가격보다 질병 발생시 치료비가 더 높은 사례가 많다. 보험이 적용돼 치료비를 대폭 줄인다면, 적어도 금전적 이유로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사례는 줄어들 것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펫팸족(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중 반려동물에 한달 20만~50만원을 쓰는 사람 비율은 20.1%에 달한다. '합리적' 수준의 보험비가 책정된다면 충분히 가입할 여력이 있다는 얘기다.


◇가입률 10%↑, 선진국 반려동물보험 상품은=영국과 독일, 미국의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은 각각 20%, 15%, 10%에 이른다. 일본도 4%대다.

호주보험사 'MDiBANK'는 3가지 형태의 보장플랜을 제공한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다. 의료비 1000호주달러(한화 약 823만원) 초과 고비용 의료비를 보장하는 '이머전시 펫케어' 상품도 있다. 반려견 이물질섭취, 화상·골절, 관절형성장애 등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미국 '올스테이트(Allstate)'는 보장범위가 넓은 상품을 보유했다. 상해·질병 치료비를 보장하고 암(항암치료 포함), 수술, 진단(X레이, MRI), 선천성질환은 물론 대체의학(침술, 하이드로테라피)까지 보장한다.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치아클리닝 등을 제공하는 웰니스 리워즈(Wellness Rewards)플랜도 운영한다.

미국 'FIGO'는 반려동물 전반적인 생활 관리를 지원한다. 의료비 영수증 사진과 치료내용을 앱(애플리케이션)에 올리면 곧바로 보험금을 지급한다. 의료비를 최대 100% 보장하는 상품이다.

◇'늦깎이 성장' 한국과 닮은 중국=중국 반려동물산업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폭풍성장' 중이다. 보험연구원의 '중국반려동물보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반려동물산업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1220억위안(185억달러)로 추정된다. 반려동물 의료산업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227억위안)에 달한다.

중국 보험사들은 최근 들어 반려동물보험 산업 개척에 뛰어들었다.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해서다. 특히 온라인 상품 활용에 적극적이다.

중국평안손보사는 지난 4월 '충e보' 상품을 출시했다. 중국 1위 동물병원 프랜차이즈 뤼파이충우와 손잡고 만든 상품이다. 중국인민재산손보는 '충러보' 상품을 보유했다. 중국목축업협회 개발 반려동물 식별칩 기술을 활용한 상품이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중국도 반려동물보험 판매에 불리한 환경요인이 있다"면서도 "반려동물 관련 업체와 적극 제휴해 판매망을 확보하고 식별칩 이식으로 식별문제를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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