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왕후닝(62세)은 미국유학파의 대부격이다. 지난 19차 당 대회 때 처음으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임됐는데, 미국유학파가 중국 최고간부가 된 것은 중국공산당정권 수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왕후닝은 누군가. 그는 원래 상하이 후단대를 떠난 적이 없는 중국내의 정치학교수였다. 그러나 그 후 1988~1989년 미국의 아이오와대학과 캘리포니아대학에 유학하면서 그의 인생은 바뀌기 시작한다. 미국에서 돌아온 후 그는 바로 ‘미국에 반대하는 미국’이라는 저서를 출판, 미국의 정권교체 메커니즘을 소개했는데 이게 중국 공산당 핵심권력으로부터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됐다.
왕후닝이 시주석의 최측근 정치브레인이라면 류허(65세)는 최측근 경제브레인이다. 류허는 시진핑주석과 중학교동창(베이징 101중학교). 인민대를 거쳐 1992~1993년 미국의 시튼홀대학, 1994~1995년엔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에서 수학하면서 미국통으로 자리 잡았다. 류허에 대해선 시주석이 2013년 중국을 방문한 토마스 도닐론 미국의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소개한 일화가 유명하다. "이 사람의 이름은 류허, 나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존재다"라고 말했는데, 그래서인지 시주석의 복심이란 평가도 나온다. 2015년 류허는 중앙재경지도소조 사무국장 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으로 시주석의 최측근 경제브레인이 됐고, 내년 3월 양회에서 부수상 겸 국가발전개혁위원회주임이 될 거란 전망이다.
양제츠의 미국인맥은 현 중국정치권에서 가장 두텁다. 특히 부시전대통령 일가와는 오래전부터 알고지내는 사이라고 한다. 1972년 닉슨대통령의 방중 후 아버지 부시대통령이 미국의 초대 베이징사무소장이었는데 당시 통역을 양제츠가 맡았다. 아들 부시가 대통령으로 재임한 8년간(2000~2008년) 양제츠도 미국대사로 근무했는데 그때 미·중관계가 가장 안정적이었다고 한다. 양제츠의 공헌이 그만큼 컸단 얘기다. 아무튼 양제츠는 내년 3월 양회 때 외교담당 부수상 취임이 확실하다는 게 전문가의견이다.
정치국위원 승격인물 중 또 다른 지미파는 천시(64세)로 시주석의 칭화대동창이다. 칭화대졸업 후 칭화대에서 교편을 잡았던 천시는 1990~1992년 미 스탠포드대학에 유학, 귀국 후 칭화대서기, 교육부 부부장을 거쳐 당 중앙조직부장과 중앙당교교장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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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이번 인사의 특징 중 하나는 시진핑주석의 대미외교중시다. 이들 지미파를 통해 미국의 강점과 약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복안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