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틸러슨 외무장관 폼페오로 교체 고려중"-CNN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7.12.0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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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비서실장이 교체 계획 주도…트럼프, 폼페오 CIA 국장과 한 주에 3~4차례 만나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백악관은 최근 틸러슨 장관을 경질하고 폼페오 국장을 차기 국무장관에 앉히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FPBBNews=뉴스1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백악관은 최근 틸러슨 장관을 경질하고 폼페오 국장을 차기 국무장관에 앉히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FPBBNews=뉴스1


미국 백악관이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하고, 대신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앉히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CNN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다수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틸러슨 장관이 정확히 언제 자리에서 내려올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폼페오가 가장 유력한 차기 국무장관 후보"라고 전했다. 폼페오가 국무장관으로 이동한 후 공석이 되는 CIA 국장에는 아칸소 출신 공화당 상원의원 톰 코튼이 거론된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틸러슨 장관의 교체는 존 켈리 비서실장이 주도하고 있으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교체될 것"이라고 전했다.



틸러슨 장관의 경질 가능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이 드러난 몇 달 전부터 계속 흘러나왔다. 지난 10월 4일에는 NBC뉴스가 복수의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틸러슨 장관이 지난 7월 20일 국방부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moron)이라고 불렀으며, 자진 사퇴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틸러슨 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NBC 보도 내용을 부인하며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가 틀어지지 않았으며, 사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다. 특히 대북 정책에서 혼선을 드러냈다. 틸러슨 장관이 지난 9월 중국을 방문해 "2∼3개 대북 채널이 가동되고 있다"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 낭비"라고 비판했다. 폼페오 국장은 틸러슨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불편한 관계를 파고들었다. CNN은 “폼페오 국장이 한주에 3~4차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대면보고를 하고, 보고를 마친 뒤에도 사적 대화를 하며 관계가 가까워졌다”며 "폼페오 국장이 지난 10월 자신의 동료와 터놓고 자신이 언제 국무장관이 될지를 논의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틸러슨 장관의 경질 소식에 대해 일단 부인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바레인 왕세자를 접견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의 경질 가능성에 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여기 있다, 렉스가 여기 있다"고 짧게 대답했다.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의 말처럼 현재 인사 발표는 없다”며 "틸러슨 장관은 계속 국무부를 이끌 것이며 행정부 모두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성공적인 첫해를 마무리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북 협상을 강조해 온 틸러슨 장관이 경질되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북 강경파가 힘을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 미 기갑부대 장교 출신인 폼페오는 대표적인 '매파'(강경파)로, 지난 5월 의회 청문회에서 "(한반도에서) 재래식 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CNN은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타격이 가능한 미사일과 핵무기 능력을 갖춘 상황에서, 행정부의 가장 중요한 안보팀 중 한 명을 교체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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