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화학반응 교차점' 메커니즘 규명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2017.11.3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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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화학과 김상규 교수 연구팀은 분자의 결합이 떨어지는 화학반응의 교차점에서 발생하는 두 가지 반응 경로를 실시간으로 관찰해 정확한 속도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빛을 받아 일어나는 화학반응은 전자적으로 들뜬 상태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전자상태 간의 상호작용은 한 개의 경로를 갖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양자상태에 따라 반응속도가 변하는 현상이 종종 발견되기도 한다.



반응교차점에서 시작된 반응은 단열반응경로 (빨간색) 혹은 비단열반응경로 (파란색)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두개의 반응은 반응속도, 생성물에너지분포, 비단열성확률 등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자료제공=KAIST반응교차점에서 시작된 반응은 단열반응경로 (빨간색) 혹은 비단열반응경로 (파란색)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두개의 반응은 반응속도, 생성물에너지분포, 비단열성확률 등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자료제공=KAIST


이렇게 두 개 이상의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위치에너지곡면들이 교차하는 지점을 '원뿔형 교차점'이라고 부른다.

이 구간은 화학반응에 대한 양자역학적 기술을 가능케 하는 '본-오펜하이머 가정'이 성립하지 않는 영역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2010년 분광학적 방법을 통해 이 원뿔형 교차점의 존재를 발견했고 이는 곧 에너지곡면 교차점의 양자상태 반응의 시작점임을 증명했다.


또 여기서 출발한 반응은 매우 다른 반응속도를 가진 서로 다른 두 경로로 분리돼 진행된다는 것을 밝혔다.

하지만 일반적인 분광법을 통해 교차점의 시작점은 알 수 있었지만 각 곡면이 갖는 속도를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분광법이 아닌 피코초 시간분해능 분광법을 이용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본-오펜하이머 가정이 성립하는 단열 반응과 이 가정이 성립하지 않는 비단열 반응 두 개의 경로가 활성화되고 반응 속도 뿐 아니라 생성물의 에너지 분포 등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자유도의 수가 많은 복잡한 분자 반응에서 양자상태에 근거한 반응교차점에서의 비 단열성을 정량적으로 관찰하고 설명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를 통해 향후 있을 이론적, 실험적 연구의 촉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미국화학회지(JACS)' 11월 7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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