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현지시간) 발리 아궁화산 분화를 바라보며 안전하게 지나가달라고 기도하고 있는 힌두계 발리 주민_AFPBBNews_뉴스1
◇1100여명 이상 사망자 낸 아궁 화산…피해 규모 촉각=27일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에 따르면 아궁 화산은 26일 오전까지 총 4차례 화산재를 뿜어냈으며, 이 화산재는 해발 2만6000피트(약 7천900m) 높이까지 치솟았다. 발리섬 일대가 화산재로 뒤덮였으며, 이번 주 중 용암 분출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발리 정부는 이날 국가 위험 경보를 최고 등급으로 격상했다.
◇백두산 폭발한다면?…피해액 11조=만일 백두산 화산이 폭발하면 우리는 어느 정도 피해를 입게 될까. 아궁 화산 못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전망이다.
특히 최근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인근에서 두 차례 자연 지진이 발생, 백두산 재분화 시기가 빨리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니구치 히로마쓰 일본 도호쿠대 명예교수는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백두산 거대 분화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2019년까지 화산 분화 가능성은 68%, 2032년까지는 99%”라고 주장한 바 있다.
윤성호 부산대 교수팀이 2015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백두산 분화가 시작될 경우, 폭발지수(VEI) 8단계 중 5단계 이상 폭발이 발생하고 북동풍이 불 경우 교통·통신망 마비, 농작물·산업단지 피해와 같은 간접피해까지 피해액 합산이 총 11조189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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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전역에 화산재가 쌓여 입게 될 농작물 피해는 약 4조5189억원. 특히 경북도·강원도에는 최고 10.3㎝까지 화산재가 쌓일 것으로 전망됐다. 또 제주공항을 제외한 국내 모든 공항이 최장 39시간 운항이 중단돼 동북아 항공대란을 불러올 것이란 예측까지 나왔다.
화산 폭발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한다면 500㎞ 가량 떨어진 서울의 10층 이상 건축물 2만 5000동에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학계에서 이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고, 백두산 폭발 VEI 5단계 이상의 폭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반론도 없진 않다.
한편, 지질 전문가들은 백두산을 포함한 한반도는 일단 지진 및 화산 활동이 활발한 이른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조산대에서 벗어나 있어 이번 발리 화산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백두산은 인도네시아 발리 섬 아궁 화산과 지리적으로 거리가 매우 먼 데다 발리 화산을 유발한 기작(작동 원리)이 오래 전 백두산 화산을 일으킨 기작과 다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연쇄 폭발 가능성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