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 은폐' 김병찬 용산서장, 25일 검찰 소환 불응(종합2보)

뉴스1 제공 2017.11.2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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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중간수사 발표 앞두고 국정원과 집중 통화 의혹
김용판 전 청장 다시 '주목'…정치권·靑 확대 조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김일창 기자 =
민주통합당이 국가정보원 직원이 정치관련된 비방댓글을 다는 등 불법선거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 2012년 12월11일 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수서경찰서 권은희 수사과장(현 국회의원)이 취재진에게 수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2012.12.11/뉴스1민주통합당이 국가정보원 직원이 정치관련된 비방댓글을 다는 등 불법선거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 2012년 12월11일 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수서경찰서 권은희 수사과장(현 국회의원)이 취재진에게 수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2012.12.11/뉴스1


인터넷 댓글을 달아 18대 대선과정에 개입한 의혹으로 국정원 여직원을 상대로 벌인 경찰 수사와 관련해 당시 수사라인에 있던 김병찬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25일 예정된 검찰 소환에 불응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김 서장을 25일 오전 11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었으나 김 서장이 불응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은 전날 김 서장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정원의 현안 태스크포스(TF)를 꾸려 2013년 검찰특별수사팀(당시 팀장 윤석열)의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파견검사들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의 칼날이 국정원과 경찰의 연결고리로 향하고 있다.

검찰은 김 서장이 2012년 12월 서울지방경찰청 수사2계장으로 근무하며 같은달 16일 오후 11시에 경찰이 '국정원 댓글 개입 의혹 사건'의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데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을 담당했던 국정원 직원이 김 서장과 45차례 연락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 직원이 국정원과 경찰의 '커넥션'이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의 기습 중간수사결과 발표 11분 뒤 당시 민주당을 비방하는 국정원의 보도자료 발표가 있었다는 점도 주목한다.

아울러 2013년 검찰특별수사팀의 댓글수사를 방해한 혐의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사법방해 혐의와 연결되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전혀 연결이 안된다고 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검찰은 김 서장뿐만 아니라 당시 경찰 수사팀에 소속된 경찰들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당시 경찰 수사팀 관계자들도 조사는 해야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장병덕 전 서울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 이병하 전 수사과장, 이광석 전 수서경찰서장, 최현락 전 서울청 수사부장 등 당시 경찰 지휘라인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사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향할지도 주목된다. 김 전 청장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축소·은폐한 혐의(공직선거법 및 경찰공무원법 위반,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당시 수사를 담당한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당시 수서서 수사과장)은 김 전 청장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2년 12월17일 수서서 사이버수사팀장이 김 계장과 통화하는 것을 듣고 중간에 전화를 빼앗아 증거분석 결과 회신을 독촉했지만 그가 국가안보를 운운하면서 거절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검찰 수사가 정치권과 청와대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졌다. 경찰의 수사발표가 있던 2012년 12월16일 오후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선캠프 총괄선거대책본부장 등은 경찰 수사결과에 대해 미리 언급하기도 했다.

또 권영세, 윤상현, 서상기, 이정현 의원이 국정원 관계자와 수차례 통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정원 관계자들과 이달곤 전 청와대 정무수석, 하금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도 국정원 핵심 관계자와 통화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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