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포항행…수험생 '웃음' 위로, 재개발·지원금 확대 약속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7.11.2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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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눈물 보인 학생들, 농담에 폭소…이재민들에 종합적 대책 설명

【포항=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 이재민이 머물고 있는 경북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 대피소에서 자원봉사자들에게 오찬 배식을 받고 있다. 2017.11.24.   amin2@newsis.com   【포항=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 이재민이 머물고 있는 경북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 대피소에서 자원봉사자들에게 오찬 배식을 받고 있다. 2017.11.24.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이 포항 지진 발생 9일 만에 피해현장을 찾았다. 강진과 대학수학능력시험 1주일 연기라는 2중고를 겪은 고3 수험생들에게는 '웃음'을 키워드로 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재민들에게는 지원금 확대, 재개발 촉진, 지역경제 활성화 등 종합적인 복구대책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24일 포항여고, 대성아파트, 이재민들이 머물고 있는 흥해실내체육관을 차례로 찾았다. 지난 15일 지진 발생 이후 첫 포항행이었다. 그동안 복구현장 일선을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맡기고 후방에서 지진피해 상황관리 및 수능시험의 안정적인 진행에 신경을 써온 문 대통령이다. 그리고 전날 수능이 끝나자마자 포항행 헬기를 타고 피해현장 점검에 나섰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포항여고였다. 문 대통령은 포항 지진으로 수능 시험일을 1주일 늦추는 결정을 내렸던 바 있다. 이날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속에서 지진 소식을 들었는데 가장 큰 걱정이 수능이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학생들의 안전의 문제가 있었고, 잘못하면 불공정한 결과가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수능 연기의 이유를 설명했다.

학생들에게 문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농담을 걸며 분위기를 풀려고 했다. 일부 학생들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지만 문 대통령의 농담에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졌다. 문 대통령은 수능 연기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을 설명할 때 "학생들 성형수술 같은 것도 일정이 다 세워져있었다"고 말해 폭소를 유도했다. '나그네'라는 단어로 3행시를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그대들을 사랑합니다', '그대들도 나를 사랑합니까'라고 3행시를 이어갔고 학생들은 마지막으로 '네'라고 답하며 웃고 박수를 쳤다.



문 대통령은 "나머지 지역의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왜 포항 때문에 수능을 연기해야 하냐'고 불평할 만 한데,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정을 지지해줬다. 오히려 '포항 학생들 힘내라' 이렇게 응원도 보내줬다"며 "정말 고마운 일이다. 늘 소수자들을 함께 배려해 나가는 그런 것이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는 미래의 희망이라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재민들을 만나서는 현실적인 대책들을 쏟아냈다. 지진 피해를 당한 대성아파트 현장에서 문 대통령은 "특별재난지역에 대한 지원 체계가 주택 파손에 대한 보상만 있고 가재도구에 대한 게 없다. 그 부분을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또 재건축 기준 문제와 관련해서도 "연한 때문에 재건축하는 것 하고, 안전에 큰 문제가 생겨서 안전 대책으로 재건축 하는 건 좀 다를 것이다. 안전에 문제가 생겼으니 재건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제성과 환경 문제를 조화시켜 지진 지역 재개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다.

흥해실내체육관의 이재민들에게는 △임시거주시설의 기한(현재 6개월) 연장 △주택 전파·반파 지원금 확대 △정부의 무이자 및 저리 융자 운용 △중앙정부 행사의 포항지역 개최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한 도시 재개발 △재난특별교부금의 재해 예방 투입 △토양 액상화 문제 및 지열발전소가 지진에 미치는 영향 조사 △정신적 상처 상담 치료 △지진 취약 지역 점검 및 내진보강 등을 검토 및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안전적으로 문제가 생겨서 계속 거주하기 힘든 건축물들은 하루빨리 철거하고 그 분들이 이주해갈 수 있는 그런 집들을 빨리 마련해서 제공해드리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구조적인 안전 문제는 없어서 보강공사를 해도 되는 집들은, 빨리 피해를 복구하도록 중앙정부도 최선을 다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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