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株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사지 않겠지만…"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7.11.2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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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3형제+신라젠 빼면 코스닥 740선 불과…
개미뿐 아니라 시장전문가 펀드매니저·PB도 소외감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평소보다 1시간 늦은 오전 10시에 주식시장이 개장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1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평소보다 1시간 늦은 오전 10시에 주식시장이 개장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1


"현재 바이오주를 거의 가지고 있지 않고 앞으로도 사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바이오주만 오른 시장에서 소외감이 큰 건 사실이다."(중소형주 가치투자 펀드매니저)

"바이오·제약주를 10년 이상 분석해왔고 저평가됐다고 판단한 종목을 가지고 있지만 일부 종목만 급등한 시장이어서 수익이 크지 않다."(바이오·제약전문 PB)



코스닥 시장이 800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특정 바이오주를 보유하지 않은 투자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주식시장 전문가인 펀드매니저, 고액자산가들과 거래하는 PB(프라이빗뱅커)들도 내상이 크다.

최근 코스닥 강세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일부 바이오주를 제외하면 시장 상승률은 절반 수준을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株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사지 않겠지만…"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추석 연휴 직전인 9월29일 652.82에서 지난 21일 789.38로 21% 뛰었다. 이 기간동안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은 57%, 2위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는 58% 올랐고 셀트리온제약 (89,900원 ▼800 -0.88%)도 257% 급등했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신라젠 (4,550원 ▼15 -0.33%)도 195% 상승했다.

이들 4개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는 50조1949억원으로 9월 말 대비 76% 증가했다. 현대자동차(34조원)와 현대제철(7조원)을 합친 수준이다.

나머지 종목의 시가총액 증가율은 14%로 지수 상승률의 약 3분의 2 수준이다. 코스닥 지수로 환산하면 740선으로 이들 4개 종목이 49포인트의 지수 상승률을 만들어냈다.


바이오주 주가 과열 경고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도 일부 투자자들이 뒤늦게 바이오 광풍에 뛰어들고 있다. 코스닥이 720선으로 올라선 지난 10일부터 1조6000억원 이상을 매도한 개인 투자자는 780까지 오른 지난 17일 이후에는 매수세로 돌아섰다.

외국인과 기관 주도로 주가가 급등했던 신라젠의 경우 21일, 11거래일 만에 개인 매수세가 들어와 이틀 연속 45만주를 샀다. 신라젠은 21일 주가가 13만1000원으로 종가기준 사상 최고가를 찍었지만 22일 13% 넘게 급락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개인이 전날에만 47만주를 사들였다.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신라젠의 경우 급등세에도 투자경고 종목 지정요건에 해당되지 않아 신용융자 잔고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거래소는 투자경고종목 지정요건을 △초단기 급등 △단기 급등 △중장기 급등 △투자주의종목 반복지정 △단기상승·불건전요건 △중장기상승·불건전요건으로 나눠 운영하지만 신라젠은 어느 항목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거래소가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할 경우 해당 종목은 신용융자로 매수할 수 없지만 신라젠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아 신용거래가 가능하다. 이에 신라젠의 신용융자잔고는 1180억원으로 한 달 전(428억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주 급등세가 다소 진정됐지만 당분간 변동성은 지속될 수 있다다고 전망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기관투자자로부터 신라젠을 편입하지 않은 펀드를 문의받을 정도로 큰 손들도 과열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바이오주 흐름을 보면 투기판과 같은 모습으로 당분간 변동성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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