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KB금융 (76,000원 ▲6,700 +9.67%)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하승수 사외이사(신규) 선임 안건은 참석 주주 절반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안건은 전체 의결권 있는 주식 수 대비 13.73%, 출석 주식 수 대비 17.73%의 찬성을 얻는 데 그쳤다.
또 대표이사를 이사회 내 소위원회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정관변경 안건은 주주제안 당사자가 현장에서 철회, 부결 처리됐다. 제안 측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의견을 반영해 대표이사의 계열사 대표 인사 관여는 보장하되 '셀프 연임'은 막을 수 있는 정관 개정안을 내년 3월 정기 주총에 수정해서 제안할 것"이라며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의 주주제안 안건은 일찌감치 부결 가능성이 우세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우선 KB금융 지분 68%를 들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영향력이 상당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가 두 안건에 모두 '반대'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ISS는 하 변호사에 대해 "정치 경력이나 비영리단체 활동 이력이 금융지주사 이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지 불명확하다"고 평가했으며, 정관 변경에 대해선 "계열사에 대한 대표이사의 역할을 줄이는 것은 주주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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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정관변경에는 ISS와 마찬가지로 반대하면서도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찬성'하면서 이날 표 대결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특히 국민연금이 KB금융 외에도 신한지주·하나금융·BNK금융·DGB금융지주 등 국내 주요 은행지주사들의 최대주주인 탓에 이날 KB금융 주총 결과는 향후 금융권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 성패의 '바로미터'로 평가받기도 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허인 KB국민은행장 내정자/사진=머니투데이DB
윤 회장은 곧바로 이어질 임시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추대된다. 임기는 3년이다. 허 내정자는 오는 21일 은행장 임기를 시작한다. 행장 임기는 2년, 이사 임기는 2년 4개월(2020년 3월 정기주총)이다.
앞서 윤 회장은 지난 9월 26일 KB금융 이사회 확대 지배구조위위원회에서 위원 만창일치로 연임이 내정됐으며, 허 내정자는 지난달 11일 KB금융 사시 지배구조위원회와 국민은행 이사회를 거쳐 은행장에 내정된 바 있다.
한편 주총 현장에서는 노조를 비롯한 일부 주주들이 '회장 연임 결정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이를 담당하는 KB금융 이사회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 회장은 "2014년 11월 취임하던 당시 금융당국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고 이듬해 3월까지 자문을 받아 현재 지배구조를 마련했다"며 "현행 지배구조 규정·제도는 모든 상황에서 주주이익을 지키는 방안이며, 그럼에도 이견이 표출되는 만큼 다시 현 규정·제도를 챙겨보겠다"고 설명했다.
노조 추천 사외이사 이슈에 대해서도 윤 회장은 "3년 전 회장 취임 당시 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인 당시 김상조 교수가 '사외이사 구성에서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으며, 이를 반영해 모든 주주에게 사외이사를 제안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고 이를 통해 3명의 사외사가 선임돼 있다"며 "노조 측 사외이사가 아니라면 (이사회) 접근이 훨씬 더 쉬울 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