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십억원을 청와대에 정기적으로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병호 전 국정원장 /사진=뉴스1
19일 오후 1시40분쯤 검찰청사에 출석한 이 전 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요구를 왜 영장심사 때 처음으로 밝혔나' '검찰 재소환 조사를 앞둔 심경을 밝혀달라'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이 전 원장은 지난 16일 진행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전임 남재준(70)·이병기(73) 전 원장 때부터 이어져 온 관행을 나 혼자 바꿀 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서 직접 지시를 받아 특활비를 전달했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전 원장을 상대로 특활비 상납 경위 전반을 꼼꼼히 다시 확인할 방침이다. 조사가 끝난 뒤에는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지 여부도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이 전 원장의 경우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가 실시한 불법적 여론조사 비용 5억원을 대납한 정치관여 혐의까지 받고 있어 구속의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한편 검찰은 전직 국정원장들에 대한 보강 조사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관련 의혹의 정점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구치소 방문조사 등 조사 방법과 시기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