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고3 학생들이 자습을 하고 있다. 교실 입구에는 '언제나 그렇듯 잘 될거야'라는 격려 문구가 적혀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정신과 전문의들은 이를 극복하려면 허탈감, 긴장감, 불안감을 기대감, 자신감으로 바꾸는 과정이 필수라고 조언한다.
방법은 의외로 쉽고 간단하다. '수능 이후 나만의 버킷 리스트'가 대표적이다. 손 박사는 "긍정적인 내용으로 가득 찬 기록을 틈날 때마다 꺼내보면 기대감은 높아지고 긴장감은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소아청소년과 전문의(박사)는 "위안이나 공감의 글귀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라며 "'○○아, 그동안 고생 많았어', '지금까지 이 정도 한 것만으로도 충분해'와 같은 평범한 한마디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수능 만점', '가자! ○○대' 등과 같은 문구는 오히려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를 가정하게 해 불안감을 줄 수 있으니 삼가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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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때까지 좋은 기억이나 추억이 담긴 물품을 소지하는 것도 좋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사소한 것이라도 의미가 있는 것은 안도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쉬는 시간마다 잠시 머릿속을 비우고 눈을 감은 채 1~2분가량 명상을 하는 것도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했다.
금기를 지키는 것도 긍정적인 마음근력을 다지는 데 중요하다. 배점이 높은 어려운 문제를 자주 푸는 것은 웬만하면 하지 않는 게 좋다. 손 박사는 "어려운 문제를 놓고 끙끙대다 보면 자신감이 크게 떨어져 감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학습할 때 감정의 빈틈을 줄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도 필수다. 손 박사는 "긴장하거나 불안한 마음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성적이 좋은 과목 혹은 재미를 많이 느끼는 과목 위주로 학습해야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박사도 "교과서나 참고서의 학습 목표나 소주제를 쭉 훑어보면서 자신의 공부했던 내용을 되새겨보는 일종의 '다지기 학습'이 평정심을 유지하고 학습능률을 높이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강한 감각자극도 최대한 피해야 한다. 특히 미디어는 되도록 멀리해야 한다. 오 박사는 "우리의 뇌는 시각적으로 강한 자극을 받을 경우 그 정보를 집중적으로 쌓아두고 기존 정보를 밀어내려 한다"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목적이라 하더라도 잠깐이나마 게임을 하거나 짧은 영상을 보는 것은 학습의 기억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고 했다.
과식도 금물이다. 오 박사는 "긴장감이 극대화되면 본능적으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구강자극을 통한 새로운 감각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잠깐의 불안감은 덜어낼 수는 있겠지만 급체나 소화불량 등 신체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명상과 같은 자극이 덜한 방법으로 푸는 게 좋다"고 했다.
손 박사는 "자신감과 불안감은 정말로 생각 한 끗 차이"라며 "모든 수험생이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은 이제 버리고 긍정적인 생각으로만 채우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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