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연기로 허탈감·긴장감↑…"수험생 '긍정근육' 키워야"

뉴스1 제공 2017.11.1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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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고3 학생들이 자습을 하고 있다. 교실 입구에는 '언제나 그렇듯 잘 될거야'라는 격려 문구가 적혀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고3 학생들이 자습을 하고 있다. 교실 입구에는 '언제나 그렇듯 잘 될거야'라는 격려 문구가 적혀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의 여진 빈도가 줄고 있지만 또다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4일 앞으로 다가온 수험생들의 감정 상하 진폭은 여전히 큰 편이다. 교육현장에서는 "2018학년도 수능은 '타인과의 점수 경쟁'이 아니라 '자신과의 멘털 싸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이를 극복하려면 허탈감, 긴장감, 불안감을 기대감, 자신감으로 바꾸는 과정이 필수라고 조언한다.



손석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박사)는 "긴장·불안 등의 감정은 그대로 놔두면 계속 커지게 마련"이라며 "긍정적인 생각을 반복해 그 자리를 빼앗고 밀어내야 평정심과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방법은 의외로 쉽고 간단하다. '수능 이후 나만의 버킷 리스트'가 대표적이다. 손 박사는 "긍정적인 내용으로 가득 찬 기록을 틈날 때마다 꺼내보면 기대감은 높아지고 긴장감은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음을 다 잡을 수 있는 글귀를 적어 눈에 잘 띄는 데 두고 여러 번 보고 되뇌이는 것도 전문가들은 권했다. 특히 격려 문구를 권장했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소아청소년과 전문의(박사)는 "위안이나 공감의 글귀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라며 "'○○아, 그동안 고생 많았어', '지금까지 이 정도 한 것만으로도 충분해'와 같은 평범한 한마디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수능 만점', '가자! ○○대' 등과 같은 문구는 오히려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를 가정하게 해 불안감을 줄 수 있으니 삼가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수능 때까지 좋은 기억이나 추억이 담긴 물품을 소지하는 것도 좋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사소한 것이라도 의미가 있는 것은 안도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쉬는 시간마다 잠시 머릿속을 비우고 눈을 감은 채 1~2분가량 명상을 하는 것도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했다.

금기를 지키는 것도 긍정적인 마음근력을 다지는 데 중요하다. 배점이 높은 어려운 문제를 자주 푸는 것은 웬만하면 하지 않는 게 좋다. 손 박사는 "어려운 문제를 놓고 끙끙대다 보면 자신감이 크게 떨어져 감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학습할 때 감정의 빈틈을 줄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도 필수다. 손 박사는 "긴장하거나 불안한 마음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성적이 좋은 과목 혹은 재미를 많이 느끼는 과목 위주로 학습해야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박사도 "교과서나 참고서의 학습 목표나 소주제를 쭉 훑어보면서 자신의 공부했던 내용을 되새겨보는 일종의 '다지기 학습'이 평정심을 유지하고 학습능률을 높이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강한 감각자극도 최대한 피해야 한다. 특히 미디어는 되도록 멀리해야 한다. 오 박사는 "우리의 뇌는 시각적으로 강한 자극을 받을 경우 그 정보를 집중적으로 쌓아두고 기존 정보를 밀어내려 한다"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목적이라 하더라도 잠깐이나마 게임을 하거나 짧은 영상을 보는 것은 학습의 기억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고 했다.

과식도 금물이다. 오 박사는 "긴장감이 극대화되면 본능적으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구강자극을 통한 새로운 감각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잠깐의 불안감은 덜어낼 수는 있겠지만 급체나 소화불량 등 신체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명상과 같은 자극이 덜한 방법으로 푸는 게 좋다"고 했다.

손 박사는 "자신감과 불안감은 정말로 생각 한 끗 차이"라며 "모든 수험생이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은 이제 버리고 긍정적인 생각으로만 채우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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