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문제지 '비밀 보관장소' 가보니, 관리인조차…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한민선 기자, 강주헌 기자 2017.11.1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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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연기](종합)보관소 '출입 금지' 경고… 경찰, 24시간 일주일 동안 비상 경비

16일 오전 11시 서울 모처의 한 수능 문제지 보관소에 '위험 출입 금지' 경고문이 붙어 있다./사진=강주헌 기자16일 오전 11시 서울 모처의 한 수능 문제지 보관소에 '위험 출입 금지' 경고문이 붙어 있다./사진=강주헌 기자


'포항 지진' 여파로 2018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문제지를 보관하던 장소에는 보안 비상이 걸렸다.

16일 오전 10시 수능 문제지 보관 장소인 서울 모처 한 건물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 지역 관할 경찰서 소속 경찰관 총 7명이 건물 곳곳을 지키고 섰다.

문제지 보관 장소인 이 건물 지하에는 사람과 차량 모두 출입이 금지됐다. 지하는 원래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건물 입구에는 16일부터 다음 주 목요일인 23일까지 외부 차량 출입을 제한한다는 안내가 붙었다. 이 건물에서 근무하는 직원 차량도 예외는 아니다.



경찰은 건물을 수시로 돌아다니며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아예 이 건물에 상주하는 경찰도 3명이나 된다. 문제지가 보관된 지하로 이어지는 입구 2곳에는 각각 경찰이 총기를 소지한 채 경비를 서고 있다. 나머지 한 명은 매시간 순찰을 돈다. 순찰차량도 수시로 현장을 찾아 순찰하고 있다. 경찰은 24시간 일주일 내내 빈틈없이 경비한다는 계획이다.

관할 경찰서장도 직접 현장에 나왔다. 담당 과·계장도 이날 현장에서 상황을 살피고 있다. 과·계장은 주간·야간·심야 시간대에 한 명씩 현장을 찾아 지도 업무를 담당한다.



경찰 관계자는 "건물 주변과 내부에 위험 물질 등이 있는지 수색 작업은 모두 마쳤다"며 "일주일은 긴 시간이기 때문에 추가로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물 관계자는 CCTV(폐쇄회로 화면)로도 특이사항이 없는지 24시간 살펴보고 있다.

비슷한 시각 서울 모처의 또 다른 곳은 문제지 보관소라는 점을 철저히 숨겼다. 건물 관리인조차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문제지는 이 건물 별관에 보관돼 있었다. 별관 내 출입구에는 별다른 설명 없이 '위험 출입금지' 경고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별관 근처에만 관할 경찰서 경찰 2명과 관련 직원 1명이 적막한 분위기 속에 경비를 서고 있었다. 이 중 경찰 한 명은 건물 출입문 근처를 수시로 오가며 상황을 살폈다. 외부인은 출입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경찰청은 수능 일주일 연기로 87개소(문제지 보관 85개소, 인쇄소 1곳, 출제장소 1곳 등)에 매일 경력 356명, 총 2492명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출제·인쇄본부 각 1개소에는 4명씩 2교대로, 문제지 보관소 85곳에는 2명씩 2교대로 경비를 선다.

기존 경비계획을 1주일 연장하기 때문에 문제지 보안 관련 유출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보관소 운영 기간 중 관할 지구대(파출소)는 2시간마다 연계 순찰하고 관할서에 타격대와 형사기동차 등도 출동태세를 유지한다.

경찰은 미뤄진 수능 당일인 23일 관련 경비를 위해 총 3802개소에 1만5126명의 경찰관을 동원할 예정이다. 출제·인쇄·채점본부, 시험장 인근은 물론 문제지 호송과 답안지 회송 노선에 경력을 지원해 안전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16일 오전 10시 수능 문제지 보관 장소인 서울 모처 한 건물 입구에 차량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한민선 기자16일 오전 10시 수능 문제지 보관 장소인 서울 모처 한 건물 입구에 차량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한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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