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쇠고기… 시진핑, 트럼프에 '300조원' 통 큰 선물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7.11.0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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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중 무역적자 불만 무마용… "구속력 없는 MOU 대부분" 비판도

비행기·쇠고기… 시진핑, 트럼프에 '300조원' 통 큰 선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통 큰 선물 보따리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안겼다. 트럼프 대통령 방중에 맞춰 수백조 원 규모의 투자와 미국산 제품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취임 전부터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를 비난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준 셈이다.

9일 블룸버그통신과 중국 상무부 등에 따르면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가 대화회의'에서 양국은 2535억달러(약 283조1595억원) 규모의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사업은 중국석유가스천연공사(CNPC)·중국화공집단공사(CNCC)·중국은행이 공동으로 미국 알래스카 천연가스 개발에 투자하는 것으로 총 430억달러에 달한다. 자금 조달은 중국투자공사(CIC)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CIC는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공동으로 미국 제조업에 투자하는 50억달러(약 5조5725억원) 투자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중국 항천과기집단공사(CASC)로부터 항공기 300대 주문을 받았다. 370억달러 규모다. 제너럴 일렉트릭도 항공기 엔진 등 35억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이밖에 중국의 유명한 스마트폰 제조사인 샤오미와 비보가 미국 반도체회사 퀄컴과 계약을 체결했으며,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은 향후 몇 년간 미국산 쇠고기 등 미국 제품 12억달러 규모를 수입하기로 했다.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에 통 큰 선물을 한 배경에는 중국의 막대한 대미 무역흑자가 자리한다. 올해 1~10월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2229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중국의 불공정 무역을 지적하며 강도 높은 압박을 예고했다.

시 주석은 이날 양국 기업가 대화회의에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참석해 "양국 경제협력의 잠재력은 거대하다"면서 "미국으로부터 에너지·농산물·영화 수입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체결된 계약 대부분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사업이 실제로 진행되지 않거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는 "(2535억달러 이상의) 숫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자신의 노력을 선전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인상적"이라며 "하지만 구속력이 없고, 실제로 진행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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