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코스닥, 800 돌파" 확산되는 강세장 온기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11.0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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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월 만에 700선 회복한 코스닥 연고점 경신 이어가… 실적+정부 정책 모멘텀

"2018년 코스닥, 800 돌파" 확산되는 강세장 온기


사상 최고치 경신을 거듭했던 코스피와 달리 소외됐던 코스닥이 뒤늦게 강세장 따라잡기에 나섰다. 국민연금의 코스닥 투자를 늘리려는 정부 정책과 맞물러 연말·연초 중소형주 강세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9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0.83포인트(0.12%) 오른 709.94에 마감했다. 연초대비 12.4% 오른 수치다. 연중 600대에 머물던 코스닥은 11월 들어 700선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거듭 경신하고 있다.



코스닥 전망을 좋게 보는 전략가들은 코스닥 랠리를 뒷받침할 근거로 △기업실적 개선 △2018년 정부 정책 모멘텀을 제시한다. 특히 4분기 들어 코스닥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던 요인들이 하나씩 해결되며 지수 상승에 탄력이 붙고 있다.

◇코스닥도 실적 엔진 장착=메리츠종금증권 집계에 따르면 8일까지 코스닥 기업 151개의 실적 발표가 완료됐다. 151개 주요 코스닥 기업 전체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7조8000억원, 11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20.9%, 5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의 실적 모멘텀이 코스피와 비교하면 부족하다는 지적이 무색하게 영업이익이 50% 넘게 급증한 셈이다.



이들 151개 코스닥 기업 가운데 컨센서스(애널리스트 전망치)가 존재하는 49개 기업 중 43.5%는 실제 발표된 실적이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시즌 이후 코스닥150 업종지수의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코스피200 업종지수 대비 상대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매출액 중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IT 등에서 이익률이 개선되고 있어 실적 개선 온기가 중소형주로 확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이익 모멘텀은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우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18년, 2019년 코스피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12.5%, 6.4%지만 코스닥은 2018년, 2019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26.3%, 18.9%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실적 모멘텀에 힘입어 내년 코스닥 지수는 800선 돌파가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정책 모멘텀 가시화되나…연기금의 코스닥 매수 기대=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은 코스닥 강세론에 힘을 실어주는 또 하나의 변수다. 지난달 19일 금융위원회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을 시사하며 △공적 자금을 활용한 코스닥 투자 확대 유도 △상장요건 완화 △코스닥 투자자 세제 혜택 부여를 언급했다. 또 다음 달에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연기금 투자 확대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국민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10% 수준으로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코스닥 투자금액은 2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7.8% 줄었다.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에서 코스닥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은 최근 몇 년 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에 이르렀다"며 "정부가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공적자금에 코스닥 투자를 유도할 경우 자금 집행 여력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연말을 맞아 대주주 매도로 인한 코스닥 지수 약세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017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발표된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대상 범위는 2022년까지 급속도로 확대되며 3억원 이상 보유시 양도세 대상이 된다. 매년 코스닥은 연말 양도세 과세를 피하기 위한 개인 투자자의 매물이 쏟아지며 약세를 보였는데 올해는 대주주 매도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노 연구원은 "정부가 코스닥 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정책을 추가로 내놓을 경우 코스닥의 연말 변동성이 축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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