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단체급식 독과점 막자더니..특정사 정부사업 독식 논란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17.11.1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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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세종청사 1단계 수주이어 이달 과천청사도 수주...3대청사 구내식당 사실상 싹쓸이

[단독]단체급식 독과점 막자더니..특정사 정부사업 독식 논란


풀무원 계열 단체급식회사인 ECMD(이씨엠디)가 서울과 과천, 세종청사 등 3대 정부종합청사 구내식당을 사실상 싹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행정자치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주된 정부 과천청사 구내식당 위탁사업에 ECMD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정부 과천청사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법무부 등14개 기관 공무원 5600여명을 대상으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구내식당을 위탁 운영하는 것이다. 연매출 30~40억원 규모로, 단일 사업으로서는 비교적 커 주요 급식업체들의 관심을 모았다.



대기업인 CJ프레시웨이와 동원홈푸드 외에 ECMD, 본아이에프, 한울, 웰리브 등 6개사가 지난달 31일 입찰에 참여했는데, ECMD가 따냈다. 2012년부터 5년간 과천청사 식당을 운영중인 ECMD는 '현 사업자는 교체된다'는 관례를 깨고 다시 수주하게 것이다.

ECMD는 지난 9월 세종청사 1단계(기획재정부 등) 이전부처 6000명 대상의 구내식당운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ECMD는 현재 정부 서울청사와 세종청사 3단계 이전부처(국세청 등) 등을 운영하는 사업자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3대 정부청사 중 세종청사 2단계(산업부 등) 구내식당을 제외하고 모두 ECMD가 운영중이거나 운영할 예정인 것이다.



급식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예견된 결과"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9월 초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내 (민간) 단체급식 시장에서 대기업들의 과점이 벌어지고 있다"며 개선책 마련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시하면서 분위기가 일순간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한 급식업계 관계자는 "이 총리 발언 후 정부 내에선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에는 사업을 주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면서 "그렇다고 검증되지 않은 중소기업들에는 사업을 맡기는 게 부담스러우니 정부사업 경험이 많은 ECMD가 반사이익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급식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의도한 것은 결국 급식시장에서 중소기업을 키우자는 것인데,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다"면서 "정부가 나서 독과점을 막아야 한다더니 오히려 정부 사업을 특정 회사가 싹쓸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청사관리소 측은 "별도의 사업자선정위원회를 통해 제안서를 평가한 것인데 공교롭게 ECMD가 계속 수주하게 됐다"면서 "개별 청사마다 사업자를 독립적으로 선정하다 보니 특정회사가 다수 청사를 수주하게된 것일 뿐 의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풀무원 측은 "대기업으로 분류되지 않다보니 반사이익을 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동안 정부 구내식당 운영 경험을 충분히 인정받은 결과라고 본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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