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에 한번·주호영에 또한번…국민의당, 바른정당에 '뒤통수'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17.11.0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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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안철수, 섣부른 바른정당 통합·연대 논의에 정치력 또한 도마에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왼쪽부터)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정책연구원·바른정책연구소·국민통합포럼 주최 '선거제도 개편의 바람직한 방향' 토론회에서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2017.10.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왼쪽부터)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정책연구원·바른정책연구소·국민통합포럼 주최 '선거제도 개편의 바람직한 방향' 토론회에서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2017.10.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바른정당의 정책연대 시동을 걸었던 국민의당이 출발도 하기 전에 머쓱한 상황이 됐다. 연대 논의의 창구였던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집단탈당 후 자유한국당 복당으로 합류해서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통합에 군불을 떼우다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으로부터 선긋기를 당하기도 했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비롯한 바른정당 연대파의 정치력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바른정당과 손잡는 데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왔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5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바른정당 집단탈당 소식에 대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양당의 정책연대는 계속 유효하다고 말했다.



정책연대를 주도해온 주호영 원내대표가 자유한국당 행을 선택해 연대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쨌든 당 대 당의 정책연대"라며 말을 아꼈다. 바른정당과의 정책·선거연대에 관한 당내 기류가 부정적으로 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는 꼭 그렇게 생각 안 한다"며 "이것도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바른정당이 이번 집단 탈당으로 교섭단체 지위를 잃게될 뿐 아니라 추가 탈당으로 소속 의원 수가 훨씬 줄 가능성이 있어 연대의 실효성을 두고 국민의당 내부에서 또한번 논란이 일 수 있다. 6일 탈당을 선언한 바른정당 의원은 주 원내대표를 포함해 9명이다. 여기에 3~4명의 의원들이 관망 후 자유한국당으로 합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바른정당 잔류파는 4명 정도로 추정된다.



안 대표는 "바른정당이 전당대회를 거쳐 지도부를 만들고 재정비하는 작업들을 할 텐데, 국민의당도 마찬가지고 바른정당도 기득권 양당에 대해 제대로 견제하고 민생을 챙기는 문제 해결 정당으로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면서 향후 '유승민 체제'의 바른정당에 대해 여전히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 대표의 이 같은 기대와 달리 바른정당이 새 지도부를 구성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던 박인숙·정운천 바른정당 의원 등이 이날 후보 사퇴를 선언, 전당대회 출마 후보자는 유 의원과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 정문헌 바른정당 전 사무총장 등 3명으로 줄었다. 또 남경필 경기지사 등 잔류파도 13일 전대를 '당을 깨려는 전대'라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바른정당이 한동안 정치권에서 유의미한 변수가 되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앞서 국민의당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연대를 서둘러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온 바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이날 바른정당 집단 탈당 사태에 대해 "통합·연합·연대를 주장하던 국민의당 어떻게 되겠느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됐다"고 개탄했다.

안 대표의 정치력 또한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내부 사정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엉뚱한 사람들을 붙잡고 통합과 연대 이야기를 한 꼴이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바른정당 통합론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호남 민심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등 얻는 것은 없이 당에 해만 끼쳤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주 원내대표는 이미 자유한국당 행으로 기운 상태에서 원내대표라는 입장 때문에 탈당 명분을 만드느라 이런 저런 시도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안 대표가 그런 것도 모르고 섣불리 통합이나 연대를 이야기한 것은 여전히 아마추어같은 모습으로 비춰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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