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장수' 이미지 벗은 건기식.."R&D 더 중요해졌다"

머니투데이 박상빈 기자 2017.11.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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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건기식 시장 이끄는 권석형 노바렉스 회장 겸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회장

권석형 노바렉스 회장겸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회장./사진제공=노바렉스권석형 노바렉스 회장겸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회장./사진제공=노바렉스


"과거보다 수명은 길어졌고, 경제적 여유도 늘었지만 건강한 삶을 이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병을 고치는 것보다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들이 늘면서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자연스럽게 커지고 있죠."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인 노바렉스의 권석형 회장(62)은 최근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성장세인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권 회장은 국내 건기식 업계에서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는 숨은 주역으로 통한다. 자체 브랜드가 없어 소비자에게는 비록 생소한 편이지만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ODM(제조자개발생산) 전문업체로 노바렉스를 운영, 협력사 70여곳과 거래해 190여개 제품을 제조하며 실질적으로 시장을 주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건기식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CJ제일제당의 BYO유산균, 쏘팔메토, H.O.P.E 등이 노바렉스가 생산하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노바렉스의 지난해 매출은 약 800억원으로, 생산원가 기준을 소비자가격으로 바꾸면 2400억원 수준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회장이기도 한 권 회장은 국내 건기식이 한 때는 '음지' 성격이 강한 시장이었다고 했다. 키토산, 알로에 등이 통상 '건강보조제품'이라는 이름으로 마땅한 체계없이 판매됐을 1990년대 건기식은 사람들에게 '다단계', '약장수'가 파는 제품 이미지였다.

2004년 '건강기능식품 법'이 시행되면서 인식 개선이 시작됐고, 대기업들까지 뛰어들면서 건기식 시장은 양성화돼 최근 높은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길어진 수명 만큼 건강한 삶을 보내고자 건기식을 먹는 이들이 늘었고, 다이어트를 위해, 어린 아이와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건기식을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은 2011년 1조6855억원에서 2015년 2조3291억원으로 연평균 8.4% 성장했다.


권 회장은 시장 성장기에 제조업체로서 더 중요해진 것은 R&D(연구개발)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약사 출신으로 과거 종근당, 한국파마 등에서 일한 그는 "제약업계를 보면 후발주자였지만 R&D 노력을 기울인 업체들이 선두로 발돋움한 경우가 있는 반면 선두였지만 사라진 회사들도 있다"며 "건기식 시장도 결국 R&D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바렉스가 자체 브랜드를 내놓기보다 OEM, ODM 전문업체로서 정체성을 이어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CJ제일제당 등 대기업과 상생 협력한 것은 기술력 향상에 보탬이 됐다. 권 회장은 "잘 모르는 유통 등에 무리하게 뛰어드는 대신 생산과 제품개발에만 계속 집중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건기식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승인받은 '개별인정형' 원료를 현재 34개에서 2020년대 10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로 R&D 인력 확대 등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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