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日 주식펀드서 역대급 자금 이탈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7.10.2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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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日 주식 펀드서 약 5조원 이탈…자료 집계 시작된 2002년 후 최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블룸버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블룸버그


오는 22일 총선을 앞두고 일본 주식 펀드에서 기록적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아베 신조 총리의 자민당이 압승할 것으로 관측돼 불확실성이 낮긴 하지만 일단 대형 이벤트를 앞둔 경계감이 자금 유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용한 펀드정보업체 EPFR 글로벌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12~18일) 일본 주식 펀드에서 44억 달러(약 4조9000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EPFR이 자료 집계를 시작한 2002년 후 주간 기준 가장 많은 유출액이다.



일본 증시의 랠리 행진에도 주식 펀드에선 자금 이탈이 발생한 것이다. 일본 증시 닛케이 225는 20일까지 1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는 1980년대 이후 최장기 랠리다. 일본 기업들의 시가총액에 기반한 토픽스 지수 역시 같은 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에 대해 FT는 최근 몇 년 간 다사다난한 이벤트에 지친 시장 참가자들이 선거를 앞두고 방어적인 기조를 택하며 자금 이탈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퍼시픽라이프펀드의 맥스 고크먼도 "아베가 이기는 시나리오는 충분히 시장 가격에 반영돼 있고 그가 진다면 조정이 올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일본 주식에 대한 비중을 소폭 줄이고 선거 결과가 나올 때까지 관망하는 선택이 어느 정도는 합리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론조사 결과 총선에서 꾸준히 여권의 압승이 예상돼온 만큼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베의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은 전체 465석 가운데 최대 335석까지 얻을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조사에선 자민당 단독으로 300석까지 차지할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두 당을 합치면 개헌 발의에 필요한 310석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편 일본 증시에선 자금이 빠져나갔으나 같은 기간 세계적으론 주식 펀드에 80억 달러가 유입됐다. 이 중 대부분이 미국 주식 펀드에 투자됐다. 이번 주 미국 증시는 다우존스지수가 어닝시즌 효과 등에 2만3000을 돌파하는 등 3대 지수가 모두 신고점을 경신했다.

투자자문사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매튜 바톨리니 SPDR 미국 리서치 대표는 "증시가 역대 고점으로 오른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특히 미국에서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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