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스크에 외국인 '셀 코리아'…9월 증권자금 43억달러 순유출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017.10.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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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9월 중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발표…8월 이어 외인 주식·채권 순유출 지속. 한국 국가 부도 위험 '개성공단 중단 사태' 이후 최고치

북한이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불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2017.09.15./사진=뉴시스북한이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불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2017.09.15./사진=뉴시스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이 43억달러 빠져나갔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지자 외국인이 주식, 채권시장에서 투자금을 빼낸 것으로 풀이된다.

도발 수위가 높아지자 국가 부도 확률을 의미하는 외평채 5년물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도 '개성공단 중단 사태'가 있었던 지난해 2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중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43억달러 순유출됐다. 주식시장에서 8억3000만달러, 채권시장에서 34억70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지난해 12월부터 순유입을 기록하다 8월 9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했고 9월 순유출 폭이 더 커졌다. 8월과 비교해 주식자금 순유출 규모는 줄었으나 채권자금은 8월(-19억1000만달러)에서 9월(-34억7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올 들어 국내외 경기회복 기대감과 글로벌 투자심리 개선에 외국인은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진을 이어 왔다. 그러나 8월부터 북한 리스크가 높아졌고 9월 들어 6차 핵실험 등 무력 도발과 고위 당국자의 위협적 발언이 쏟아지며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자 외인이 '팔자'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일 북한은 양강도 풍계리 핵시설 인근에서 6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이후 북한은 중대 발표를 통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장착용 수소탄 실험에 완전 성공했다"고 밝혔다. 15일 새벽엔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상으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했다.

수위 높은 '말 폭탄'을 주고 받으며 북·미간 긴장도 고조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22일 "트럼프가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상응한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신중히 고려할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북한을 완전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한 대응 차원이었다.
/자료=한국은행/자료=한국은행
북한 리스크는 원/달러 환율을 상승시키고 우리나라 신용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지난달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강세의 영향과 함께 북한 리스크의 영향으로 오름폭을 확대횄다. 8월말 1127.8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9월말 1145.4원까지 올랐다. 10월13일 기준으로는 1128.9원을 기록, 이달 들어 북한 리스크가 다소 진정되자 상승폭을 되돌리는 모습이었다.

9월중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도 8월보다 확대됐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의 전일대비 평균 변동폭은 4.2원, 변동률은 0.37%로 나타났다. 8월 3.8원(0.34%)과 비교해 줄었다. 반면 일중 변동폭은 4.3원(변동률 0.38%)으로 8월(4.8원, 0.43%)에 비해 축소됐다.

국가 신용위험도를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은 9월 평균 70bp로 전월대비 7bp(0.0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개성공단 폐쇄 조치가 이뤄지며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졌던 지난해 2월(평균 71)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CDS 프리미엄은 높을수록 부도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국내은행이 해외에서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외화차입 가산금리는 상승했다. 분기말과 추석 연휴를 앞둔 선 자금 수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9월 1년 이내 단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평균 3bp로 8월과 비교해 2bp 올랐고 평균 차입기간은 99일로 65일 늘었다. 1년 초과 중장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73bp로 전월대비 21bp 올랐고 평균 차입기간은 4.0년으로 전월보다 1.2년 줄었다.

외환스왑레이트(3개월)는 8월말 -0.37%에서 9월말 -0.48%로 하락했다가 10월13일 -0.39%로 다시 오르는 모습이었다. 한은은 "기관투자자의 해외투자 증가로 하락하다가 10월 들어 분기말 자금수요가 해소되면서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통화스왑금리(3년물)는 1.07%에서 1.12%, 1.28%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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