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건넨 '어금니 아빠' 딸, 경찰 구속영장 신청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17.10.1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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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함께 사체 유기한 혐의…범행동기는 여전히 미궁

중학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모씨(35)가 10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랑경찰서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중학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모씨(35)가 10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랑경찰서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여중생 살인 사건 피의자 이모씨(35·구속)의 딸(14)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사체유기 혐의로 이씨 딸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은 지난달 30일 아버지와 함께 초등학교 동창생인 A양(14) 사체를 강원도 영월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다음날인 1일 오후 5시18분 이양은 아버지 이씨와 함께 검은색 캐리어 가방을 차량에 싣고 떠나는 모습이 CCTV(폐쇄회로 화면)에 포착되기도 했다.



중랑경찰서는 이날 오후 4시30분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서 "이씨가 지난달 30일 딸 친구 A양을 살인했다고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딸에게 "A양을 집으로 데리고 오라"고 시켰다. 딸 이양은 A양에게 전화로 서울 중랑구 자신의 집에서 영화를 보고 놀자고 제안했다. 경찰 관계자는 "생전 아내(사망)가 A양과 사이가 좋아 A양을 특정해 데리고 오라 했다고 이씨가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양은 A양에게 수면제가 들어 있는 드링크 음료를 건네 잠들게 했다. 이양은 드링크 음료에 수면제가 들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건넸다고 진술했다. 이씨 부녀는 범행 하루 전날 'A양에게 수면제를 주자'고 논의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후 이양은 아버지 이씨 지시에 따라 이날 오후 3시40분쯤 집에서 혼자 나가 노래방 등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씨가 오후 7시46분 집 밖으로 나가기까지 약 4시간 동안 A양은 이씨와 둘이 있었다. 이씨는 딸과 함께 오후 8시14분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이양은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A양이 죽어 있었다고 진술했다. 아버지 이씨로부터 "내가 죽였다"는 말도 들었다. 당시 이양이 봤을 때 A양은 옷을 입고 있었다.


이양은 이날 오후 11시쯤 A양 엄마로부터 전화를 받았으나 "A양과 헤어졌다",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씨는 '어금니 아빠'라는 별칭으로 대중에 알려졌다. 얼굴 뼈가 계속 자라는 희소병 '거대 백악종'을 앓는 딸 치료비를 모금했는데 이때 사용한 별칭이다. 이씨 역시 같은 병을 앓다 치아 중 어금니밖에 남지 않아 이 같은 별명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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