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어금니 아빠' 계부, 성폭행 혐의 소환조사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17.10.0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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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여중생 사망' 사회적 관심 높아지자 수사에 속도…이씨 범행 동기에 단서되나?

중학생인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모씨(35)가 9일 오후 서울의료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서울 중랑경찰서로 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스1중학생인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모씨(35)가 9일 오후 서울의료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서울 중랑경찰서로 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 여중생 사망 사건 피의자 이모씨(35)의 계부가 이씨 아내이자 며느리인 A씨(31·사망)를 수년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소환 조사를 받는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강원 영월경찰서는 빠르면 10일 이씨의 계부 B씨(59)를 성폭행 혐의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B씨 부인이자 이씨의 친모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길어 그동안 조사를 못했다"며 "늦어도 이번 주 중으로는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며느리 A씨가 신고한 피해내용을 중심으로 시아버지 B씨를 조사한다. A씨는 시아버지이자 이씨의 계부 B씨에게 지난 2009년부터 8년간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달 강원 영월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은 고소장을 접수하고 B씨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었으나 A씨는 지난달 5일 서울 중랑구 자택에서 투신해 숨졌다. A씨 유가족 측은 "경찰이 '8년 동안 무엇을 했느냐', '증거가 없다' 등 소극적으로 대응하자 여기에 실망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한다.

B씨와 이씨 친모 등은 지난달 말 한 차례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성범죄 특성상 구체적 수사 내용을 확인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본지는 B씨 해명을 듣고자 수차례 전화했으나 전원이 꺼져 있어 연락이 닿지 않았다. B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 성폭행 혐의 사건이 여중생 사망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데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여중생 살해 혐의를 받는 이씨의 범행 동기 등 의혹을 규명하는데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이달 2일 자신의 딸과 함께 남긴 유서형식의 동영상에서 아내가 사망한 뒤 자신의 삶을 비관해 자살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영양제 통 안에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약을 보관했는데 딸 친구인 숨진 여중생(14)이 우연히 이 약을 먹고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동영상에서 '아내의 한을 풀어주지 못한 게 후회된다'는 취지의 말도 남겼다.

부검 결과 여중생의 시신에서 목을 졸린 타살 흔적이 나오면서 이씨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지만 이번 범행과 아내의 성폭행 신고, 투신 사망 간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는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여중생 사망 사건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경찰은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피해자인 A씨가 이미 사망한 상황이라 수사에 한계가 생길 수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사망하고) 없어 주변인 진술 확보가 필요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피의자 이씨는 '어금니 아빠'라는 별칭으로 대중에 알려졌다. 얼굴 뼈가 계속 자라는 희소병 '거대 백악종'을 앓는 딸 치료비를 모금했는데 이때 사용한 별칭이다. 이씨 역시 같은 병을 앓다 치아 중 어금니밖에 남지 않아 이 같은 별명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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