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은 오랜 시간 여의도에 머문다. 주관사와 한국거래소, 기관투자자 미팅, 언론 인터뷰 등이 여의도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본사가 지방인 기업의 경우 IPO 과정에서 대표와 임원, 실무자가 여의도에서 일주일 이상 숙박하는 경우도 흔하다.
문제는 상장 이후다. 상장 절차가 완료된 뒤 많은 기업이 여의도를 피한다. 기자의 전화를 받지 않는 건 다반사다. 회사 실적이나 주가 변화, 사업 전략 등에 대해 물어보면 '그걸 왜 물어봐?'라는 식으로 대응하기 일쑤다. '주담'(주식담당자)이라 불리는 IR 담당자를 별도로 두지 않는 회사도 있다. 비용으로 생각하거나 아니면 주주의 전화가 귀찮기 때문이다. 주주들은 회사에 대한 궁금증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의문이다.
최근 중국원양자원이 상장폐지됐다. 중국원양자원이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가능성이 불거졌을 때 많은 주주가 '멘붕'에 빠졌다. 중국기업인 중국원양자원은 상장 후 시장과 소통에 소홀했다. 회사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만큼 대다수 주주가 날벼락을 맞았다. 그만큼 상장기업과 시장의 소통은 중요하다.
최근 IPO 간담회에서 받은 한 회사의 대표이사 명함에는 휴대폰 번호가 적혀있지 않았다. 직통번호도 없이 회사 대표번호만 명함을 채웠다. 대표의 발표를 열심히 받아적으면서도 씁쓸함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