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한국GM 노사 '갈등고조'..추석 이후 임협 가시밭길 예고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7.09.2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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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새 노조 집행부 '강성 성향' 확실시 "연내 타결 연연 안해"...한국GM도 철야농성 돌입

 27일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문화회관 체육관에서 7대 노조 집행부 선거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27일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문화회관 체육관에서 7대 노조 집행부 선거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현대·기아차와 한국GM 등 주요 국산차 업체가 올해 임금·단체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휴전' 중인 가운데, 추석 연휴 이후 교섭에서 노조가 강공을 예고하고 있다. 난항으로 자칫 협상이 연말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자동차 업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현대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 7대 신임 집행부 선출을 위한 1차 투표에서 4명의 후보 중 하부영(34.1%), 문용문(29.7%) 후보가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두 선두권 후보를 놓고 오는 29일 2차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두 후보 모두 '강성' 성향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두 사람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추석 연휴 이후 이어질 올해 임금 협상에서 새 노조 지도부가 강공을 펼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1차 투표에서 최고 득표를 얻은 하 후보는 선거 기간 중 공약을 통해 "사측과 연내 타결에 연연한 졸속 합의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사실상 '선전 포고'를 한 바 있다. 하 후보 등은 공통으로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 동일 적용 요구' 카드까지 들고 나온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새 노조 지도부가 임기 초반 조합원들의 높은 지지를 기반으로 임단협 교섭 초반부터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며 "치열한 노사간 기싸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 전임 6대 노조 집행부는 예년보다 한 달 빠른 지난 4월 20일 올해 협상을 시작했으나 계속 평행선을 달리며 결렬되자, 지난 8월 29일 사측과의 교섭을 잠정 중단키로 했었다.


노조의 인상 요구에 사측 대표로 나선 윤갑한 사장은 "영업이익에 연동된 임금인상이 필요하다"며 이익이 많이 날 때 많이 받고 올해만큼 영업이익이 하락할 때는 적게 받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8월 여덟 차례의 부분파업과 특근 거부로 인해 총 3만8000여대의 차량 생산 차질(8000억여원 규모)이 빚어진 것으로 사측은 추산하고 있다.

현재 주력 신차 모델인 현대차 (249,000원 ▼2,000 -0.80%) 소형 SUV(다목적 스포츠 차량) '코나'와 제네시스 브랜드 'G70'이 출시된 터라 자칫 임협 과정에서 영향을 입지 않을지 내부에서 걱정도 나온다.

'형제 계열사' 기아차 (119,600원 ▲1,600 +1.36%) 노조도 현대차의 동향을 지켜본 뒤 앞으로의 투쟁 방침을 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달 카허 카젬 신임 사장 취임 이후에도 임금 협상이 결렬된 한국GM도 노사간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13일 카젬 사장 취임 후 첫 교섭(19차)을 시도했으나, 노조에서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면서 미뤄졌고 그 이후로 별다른 경과는 없었다.

노조는 교섭 결렬 후 부분파업을 벌였고 임금 협상을 마칠 때까지 잔업·특근을 거부키로 했다. 이날도 항의 집회를 열며 철야 농성 텐트까지 설치했다.

노조 측은 "추석을 비롯한 시기에 연연하지 않는 투쟁을 벌일 것"이라며 "사측이 구조 개편 중인 현재 상황에서 발전 전망을 제시하고 스스로 자초한 위기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쌍용차 (6,090원 ▼80 -1.30%)와 르노삼성은 올해 각각 8년 연속, 3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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