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은행주, 실적보다 규제 '우수수'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7.09.2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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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실적호조 기대감 불구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규제 우려에 약세

신한지주 (46,750원 ▲3,250 +7.47%)가 26일 5만원을 하회하는 등 은행주가 동반 약세다. 북미간 긴장 고조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금리인상 기대감보다 정부의 규제 우려가 더욱 주가에 우세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시장에서 신한지주는 오전 11시11분 현재 전일대비 1600원(3.16%) 내린 4만9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신한지주가 5만원선을 내어준 것은 8거래일만이다.



KB금융이 3.97% 하락하고 있으며 하나금융지주 (60,000원 ▲3,400 +6.01%)가 5.77% 급락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이 3%대 하락이며 광주은행 제주은행이 각각 2% 넘게 빠지고 있다.

◇잇단 규제로 금리인상 모멘텀 약화=금융당국이 전일 소비자 중심 금융개혁 우선 추진 과제를 발표하면서 규제 우려가 주가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연체금리 산정체계 개편,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인하 유도, 불완전판매 요인 개선, 금융 취약계층 지원 등이다.



더욱이 8·2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집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추석 이후 발표될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규제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대출규제 강화 등은 주택시장 규제와 맞물려 은행 영업환경에 비우호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주는 7월말, 8월초 실적호조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강화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약세 흐름을 이어오는 등 규제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7월말까지 코스피 은행업종 지수는 37.80%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 18.58%를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8월 이후부터는 정 반대의 흐름이 이어진다. 8월 이후 전일까지 은행업종 지수는 8.14% 하락,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하락률 1.76%를 밑돌고 있다. 금융업 전체 지수도 6.72% 하락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주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12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시사되면서 금리인상 모멘텀이 재개, 기관들의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은행주들이 반등하기도 했으나 다시 규제 우려가 은행주를 덮친 셈이다.

지난주 코스피 시장 전체에서 기관은 3900억원 순매도했지만 은행주를 1330억원 순매수하기도 했다. 이에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지난 한주에만 8.8% 올랐다.

◇3분기 실적, 반등의 계기될까=시장에서는 규제 우려가 여전하지만 연휴 이후 발표되는 3분기 실적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결과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8개 은행주들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9.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지주 DGB금융지주의 예상 순이익 증가율은 28%에 달한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모멘텀이 부각될 수 있으나 지속적인 규제이슈, 대출규제 집중이 은행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는 점이 예전과 다르다”며 “전고점을 뚫는 강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낮지만 추석 이후의 실적 모멘텀을 감안해 단기적인 긍정적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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