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하한가' 우리기술투자…증권가 "가상화폐株 투자 유의"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7.09.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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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동안 420% 오른 이후 이틀간 42% 급락…전문가 "가상화폐 관련주, 불확실성 높아 투자 유의"

우리기술투자 (8,110원 ▲310 +3.97%)가 가상화폐 관련주로 엮이면서 주가가 한 달간 420% 급등했지만 최근 이틀간 42% 하락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단기간 주가 급등으로 인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상한가→하한가' 우리기술투자…증권가 "가상화폐株 투자 유의"


26일 증시에서 우리기술투자는 전날보다 29.96%(800원) 내린 1870원에 마감, 하한가를 기록했다. 전날에도 차익실현 물량이 몰리며 12.6% 하락마감했다. 전날 거래량은 5281만주, 이날은 4065만주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의 단타매매로 이뤄졌다. 최근 한달 일평균 거래량은 2949만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한달 일평균 거래량 44만주의 67배가 넘는 수준이다.

한국거래소는 주가와 거래량 이상급등을 이유로 우리기술투자에 지난달 30일과 이달 18일 두 차례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에 우리기술투자 측은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거래량 폭증과 주가 급등이 이어지자 전날 오후 회사는 홈페이지에 "최근 단기 급등으로 인해 주가 급락 우려가 있으니, 투자자께서는 각별히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투자자 유의안내문'을 올렸다. 회사 측은 "한국거래소의 권고로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기술투자 주가가 급등락한 이유는 두나무의 '가상화폐 거래소' 개설 소식 때문이다. 증권 앱 카카오스탁을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 두나무는 전날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렉스(Bittrex)와 독점 제휴를 맺고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베타 버전이 다음달 출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 6월말 기준 우리기술투자는 두나무 지분 7.65%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기술투자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상황이 바뀐 부분은 없다"며 "지분 투자를 했던 두나무에서 관련 이슈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어 내부적으로도 당황스럽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라는 불확실한 테마성 호재에 주가가 움직인 만큼 투자자 손실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갑호 교보증권 기업분석팀장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가 잘 되고 있고, 미래 진화 방향인 만큼 시장 반응이 뜨겁다"며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면 높은 매출을 올린다는 기대감에 주가가 움직이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아직 유가증권·화폐에 대한 기준도 정하지 않은 데다 과세나 제한 규범 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거래소가 실제로 운영될지도 명확치 않기 때문에 가상화폐 관련 코스닥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기술투자는 중소창업기업 투자지원과 여신금융 사업을 하는 창업투자회사다. 올 상반기 매출은 17억88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7억200만원, 7억3300만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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