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경고등①]열나고 기운없어 감기로 착각…입으로 감염

뉴스1 제공 2017.09.24 07:05
글자크기

한국인 사망순위 4위…푸르스름한 손·발톱 위험징후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보건소에서 폐렴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노인.© News1보건소에서 폐렴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노인.© News1


대형 유통기업에서 과장으로 일하는 권동주(36)씨는 칠순을 바라보는 어머니에게 폐렴 예방백신을 명절 효도선물로 드릴 생각이다. 최근 동료직원의 아버지가 폐렴으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는 얘기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기 때문이다.

권씨는 어머니로부터 "괜한 짓을 한다"며 잔소리까지 들었다. 권씨는 "노인들은 폐렴으로 순식간에 건강이 나빠지지 않느냐"며 "어머니가 예방백신을 접종해야 마음이 놓일 것 같다"고 말했다.



폐렴은 폐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대게 폐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해 염증이 생기지만 다른 원인으로도 걸릴 수 있다.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 폐렴에 걸렸다면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다.

사람이 숨을 들이쉴 때 공기는 코나 입을 통해 성대를 지나 오른쪽과 왼쪽 폐로 갈라져 폐 전체로 흐른다. 이런 숨쉬기 과정을 통해 공기로 떠다니는 산소를 혈액으로 운반하고 노폐물인 이산화탄소를 몸 밖으로 내뿜는다. 이런 신체작용 때문에 폐렴은 입을 통해서 걸린다.



윤호일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교수는 "폐렴은 콧물과 재채기, 기침증상 때문에 감기로 착각하기 쉽다"며 "열이 나고 단순히 기운이 없다고 생각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환자도 많다"고 지적했다. 폐렴 환자들은 감기를 앓은 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 폐렴으로 숨진 환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사망한 한국인 100명 중 6명이 폐렴을 앓았다. 사망순위도 2004년 10위에서 2015년에는 4위까지 올라섰다.

윤 교수는 "열이 많이 나고 며칠이 지나도 낫지 않으면 단순 감기보다는 폐렴을 의심해야 한다"며 "가래가 끓고 가슴통증까지 생겼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폐렴은 건강한 성인보다는 어린이와 노인들이 잘 걸린다. 또 무더운 여름보다는 가을과 겨울에 환자가 더 많다.

사람 몸은 숨을 쉬면서 세균에 노출되지만 건강할 때는 폐가 폐렴균에 감염되지 않는다. 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지고 건강상태가 나쁘면 병원균이 폐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증식한 뒤 폐에 염증을 일으킨다.

세균은 폐렴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그중 폐렴구균에 감염된 환자가 가장 많다. 마이코플라즈마균이나 연쇄쌍구균, 녹농균 같은 다른 세균들도 폐렴을 일으킨다. 드물게는 곰팡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폐렴이 생긴다.

노약자나 임신부는 폐렴이 의심된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가슴방사선, 소변항원검사, 객담(가래)검사를 받는 게 안전하다.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손톱과 발톱, 입술이 푸르스름해지거나 자다가 숨이 자주 차면 폐렴일 수 있다"며 "노약자일수록 감기를 초기에 치료해야 폐렴을 예방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