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뛰는 물가'…추석 앞두고 소비자도 상인도 '걱정 태산'

뉴스1 제공 2017.09.2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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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생각과 직접 본 가격 천차만별" 부담
상인들 "김영란법도 생기고…손님 없어" 울상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한재준 기자 =
서울 강북구의 한 전통시장.© News1서울 강북구의 한 전통시장.© News1


"올라도 어떻게… 먹고는 살아야 하는데."

추석 연휴가 다가오는 가운데 전통시장에는 명절 준비에 나선 시민들로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기상 이변 등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추석명절을 앞둔 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0일 전통시장을 찾은 60대 주부 변모씨(62·여)는 "(물가가) 올랐다고는 하던데 과일과 채소가 특히 많이 올랐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주부 김모씨(55·여)도 "과일을 자주 사 먹는데 확실히 (물가가 오른 것을) 느낀다. 예전보다 1000원씩은 더 오른 것 같다"며 물가가 오른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반복된 폭염과 폭우는 농산물 출하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출하량 감소로 농산물 가격은 크게 상승했고 이와 함께 차례상에 오르는 품목들의 가격 부담도 커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농산물 상승률은 14.2%로 2010년 9월(18.8%) 이후 6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배추는 전월 대비 55.3% 상승했고 토마토(102.1%)와 피망(190.9%) 등의 가격 부담도 치솟았다. 상추와 무도 2016년 동월 대비 각각 70.4%, 27.2% 올랐다.



축산물과 수산물은 전월 대비 물가지수가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작년과 비교해 돼지고기(16.6%), 달걀(51.0%), 오리고기(46.2%), 냉동오징어(104.5%), 물오징어(63.4%), 조기(55.6%), 가자미(42.5%) 등의 가격이 상승해 여전히 시민들에게 부담을 준다.

이처럼 물가가 상승하자 시민들의 씀씀이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추석을 앞두고 새로 김치를 담가 가족을 맞이하려다가 주저하기도 하고, 음식의 양을 줄이기로 한 주부들도 적지 않았다.

채소 값이 크게 올랐다고 하소연한 A씨(67·여)는 "배추가 너무 비싸다. 추석을 앞두고 배추김치를 새로 담아서 내놓으려고 했는데 비싸서 그냥 묵은지로 내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집에서 생각하고 나온 가격이랑 직접 시장에 와서 느끼는 가격이랑 천양지차"라고 덧붙였다.


직장 생활 중 모처럼 쉬는 날 시장을 찾은 김모씨(61·여)도 고기, 채소 등의 가격이 비싸다고 토로했다. 그는 "차례상을 차릴 때 조금씩만 하려 한다. 많이 안 하고 필요한 만큼만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힘들기는 시장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명절을 앞둔 대목이지만 물가가 오르면서 손님들이 줄었다는 것이다.

정육점을 운영 중인 홍모씨(66·여)는 물가 상승, 김영란법 등으로 인해 손님이 뚝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홍씨는 "물가도 오르고 김영란법이 생겨서 선물하려는 사람도 없다. 소고기 국거리 한 근 사도 3만원이고 등심은 5만원인데 그걸 선물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며 "손님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청과점을 운영하는 이모씨(60)는 명절이 다가올수록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씨는 "지금 사과 7개 살 돈으로 추석이 다가오면 5개 살까 말까다. 다른 것도 다 마찬가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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