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본점에서 추석 상품권을 선보이고 있다.
김영란법 시행 직전에 추석이 있었던 지난해에는 법 적용기준, 처벌 수위 등이 애매 모호해 아예 선물을 하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됐지만 올해는 선물세트를 찾는 법인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장 10일로 길어진 연휴에 여행을 떠나는 소비자들이 많아 직전 주말 등 추석에 앞서 인사를 하기 위해 선물세트 구입 시기가 빨라졌다는 해석도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 전 마지막 명절인 만큼 선물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법 시행 전부터 분위기가 차갑게 얼어붙었다"며 "매년 10% 안팎 성장하던 선물세트 매출 성장세가 지난해에는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올해는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나면서 추석 선물 구매 등 소비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 아닌 일반 법인 고객들까지 선물 구입을 줄여 타격이 컸다"며 "올해는 일반 법인은 물론 개인 소비자들도 법에 익숙해지면서 지난해 끊겼던 추석 선물세트 수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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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진 추석 연휴 기간도 매출 증대에 한몫했다. 추석 연휴 기간 여행을 떠나는 개인 소비자들이 서둘러 추석 선물세트 구매에 나선 것. 이 때문에 지난달 말 열린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역시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롯데백화점 사전 예약 판매는 지난해 같은 행사 기간보다 36.1% 증가했다.
가격대별로는 고가 선물세트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본 판매 행사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선물세트의 가격대는 건강 10만~20만원대, 축산 20만~35만원대, 청과 7만~10만원대, 수산 20만~25만원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5만원 초과 백화점 선물세트는 전체 선물세트의 75%를 차지하고 있어 대형마트나 편의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다.
100만원을 웃도는 프리미엄 한정 상품도 빠르게 판매되는 추세다. 'L-No.9세트'(130만원)는 100세트 중에 40세트가 판매됐고, '울릉칡소 명품세트'(95만원)는 200세트 중에 65세트가 판매다. '영광법성포 수라굴비세트'(360만원)는 20세트 중에 9세트가 판매됐다.
현대백화점의 주요 품목별 매출 신장률은 정육 99%, 수산 88%, 청과 87%, 건강식품 81% 등이다. 특히 50만원 이상 한우 101.8%, 30만원 이상 굴비 99.7% 등 프리미엄급 선물세트는 이보다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