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4차산업 기술수준…美·日에 치이고 中에 쫓겨"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017.09.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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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4차혁명 기반 산업 R&D 투자 불균형, 연구인력도 절대적 부족"

/자료=현대경제연구원/자료=현대경제연구원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 기반산업의 기술 수준이 미국, 일본, EU(유럽연합) 등 4차 산업혁명 선도국에 비해 크게 뒤쳐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미미하고 IT(정보통신) 서비스 부문 특허등록 수나 고급인력 비중은 역전 당하는 등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도 선진국에 치이고 중국에 쫓기는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9일 발간한 '4차 산업혁명 기반산업의 R&D 현황 국제비교' 보고서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 기반산업을 △IT 서비스 △통신 서비스 △전자 △기계장비 △바이오·의료 5개 부문으로 분류하고 각 부문에서의 우리나라 기술수준, 특허등록, R&D(연구개발)투자액, 연구인력, 정부지원금 현황을 주요 국가와 비교했다.



먼저 기술수준을 보면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2014년도 기술수준 평가' 자료를 토대로 산출한 한국의 4차 산업혁명 기반산업 기술의 종합점수는 77.4점으로 나타났다.

△미국 99.8점 △EU 92.3점 △일본 90.9점과 비교해 적게는 13점, 크게는 22점 이상 격차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의 종합점수는 68.1점으로 한국과의 차이는 10점 이내에 그쳤다.

산업 부문별 점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IT서비스 76.4점 △통신 서비스 77.8점 △전자 79.4점 △기계장비 78점 △바이오·의료 77점으로 IT서비스 부문에서 선진국과 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 관련 특허등록 건수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2013년 기준 미국, 일본, 유럽 특허청에 모두 등록된 '삼극특허' 기준 등록이 가장 많은 국가는 5289건으로 집계된 일본이었다. 이어 미국(5240건), 독일(1127건)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특허등록 건수는 750건으로 미국, 일본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중국의 특허등록 건수는 674건으로 한국에 근접했으며 특히 IT 서비스 부문의 경우 등록 건수가 한국(134건)보다 중국(153건)이 많았다.

이 밖에 R&D 투자액이나 연구인력, 정부지원금도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 선도국과 비교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준이었다.

제조와 서비스에 균형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미국, 일본, 독일과 달리 한국의 기업 R&D 투자는 대부분의 투자가 전자 부문에 집중돼 있었다.

정부의 기업 R&D에 대한 전체 지원 규모는 2014년 기준 11억3000만달러로 주요국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나 이 역시 제조 부문에 크게 편중되어 있었다. 지원금 중 서비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IT 서비스 5.0%, 통신 서비스 0.4% 등 5.4%에 불과했다.

연구인력의 경우 전체 인력 수는 많은 편이나 IT 서비스, 통신 서비스 부문 연구인력은 주요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2016년 조사에서 IT 분야 인력 분포 중 고급인력 비중이 9.5%에 그치는 등 질적인 수준에서도 뒤떨어져 있었다.

보고서를 집필한 이재호 연구위원은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의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반산업 전반에 대한 균형 있는 R&D 투자와 연구인력 양성, 핵심 요소기술 육성을 위한 마스터플랜 보강, 사회적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이라며 "정부는 '수용자(adopter)'에 해당하는 응용기술 보다는 '촉진자(enabler)'에 해당하는 핵심 요소기술 확보를 위한 정책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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