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은 14일 오후 6시 회장 선출을 위한 확대 지배구조위원회를 열어 3명 내외의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최종 후보군)’을 압축할 예정이다. 최근 3년 재임기간 경영성과 등에 비춰 윤 회장의 포함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후보로 거론되는 KB금융 OB들은 모두 ‘1채널(합병 전 국민은행)’ 출신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OB들의 영향력이 현재 KB노협의 윤 회장 연임 반대 결정에 영향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과거 은행과 카드사는 주요 보직에 1·2채널을 안배하는 암묵적 룰이 있었다”며 “매번 인사 결과에 따른 채널간 불만은 존재했지만 손해를 봤다면 그만큼 다음 인사에 ‘요구’할 수 있었던 구조”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노조 주변에서는 OB와 시니어 그룹의 이 같은 불만이 노조의 ‘연임 반대’로 이어졌을 것이란 시각이 팽배하다. 윤 회장 연임 시 연말 대규모 쇄신 인사가 예상되는 반면 복귀한 OB가 회장 자리에 오르면 인연이 깊은 시니어 인사 재등용과 채널 안배를 통해 ‘예측 가능한 인사’가 이뤄지리라는 계산이다. 국민은행 노조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채널 회장이 선임되면 은행장은 2채널에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1·2채널이 연임 반대에 뜻을 함께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KB 금융노동조합협의회 조합원들이 12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 규탄 및 후보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2017.9.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반면 KB노협은 OB의 연임 반대 ‘배후’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김 전 사장은 과거 노조위원장을 지냈지만 오히려 경영진으로 지냈던 기간이 더 길었던 분인데 아직도 노동계 인사로 평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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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계열사 조합원 1만1000여명 중 6807명이 참여한 설문 답변에서 윤 회장 연임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80%에 달했던 만큼 조합원을 대변하는 노조로서 연임 반대는 당연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KB금융 전체 직원은 2만8000여명이다.) 박 위원장은 “개인적으로는 CEO가 직원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상황이 가슴 아프지만 연임 반대는 조합원의 뜻”이라며 “(윤 회장 외) 또 다른 부적격한 인물이 후보에 올라도 마찬가지로 반대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