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서 첫 여성 대통령…'선거 없는 당선' 반발도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7.09.1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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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마 야콥 전 국회의장, 단독후보로 당선

싱가포르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된 할리마 야콥이 13일 싱가포르 시내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AFPBBNews=뉴스1싱가포르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된 할리마 야콥이 13일 싱가포르 시내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AFPBBNews=뉴스1


싱가포르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하지만 단독 후보로 선거를 치르지 않고 대권을 차지한 데 대한 반발이 일고 있다.

13일 외신들에 따르면 싱가포르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할리마 야콥 전 국회의장(63)이 단독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할리마는 싱가포르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소수 말레이계로는 유소프 빈 이샥 초대 대통령(1965~70) 이후 두 번째 대통령이 된다.



선관위가 다른 후보들의 자격을 인정하지 않아 할리마 당선인은 선거를 치르지 않고 대통령이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싱가포르에서 선거 없이 대통령이 탄생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수십 년간 이어지고 있는 일당 지배구조 아래 정부가 대선 입후보 지원자들의 자격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서는 리콴유 전 총리가 1954년 창당한 인민행동당(PAP)이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은 특정 인종집단에만 출마 자격을 준 선거여서 비판 여론이 더 거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11월 개정 헌법에 따라 최근 5차례 임기 또는 30년 이상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소수 인종집단에 대통령 후보를 단독 추천하도록 했다. 올해 대선에서는 말레이계가 단독 후보를 냈다.


이번 선거에는 할리마 외에 4명이 도전했지만 싱가포르 선관위는 2명은 말레이계가 아니고 나머지 2명도 자격인증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할리마는 이날 "이번 선거가 특정 인종집단에만 출마자격을 줬지만 나는 모두의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할리마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노동법 전문가로 활동했다. 2001년 PAP 소속으로 국회에 진출, 2013년 리셴룽 총리의 지지 아래 첫 여성 국회의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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