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이 아닌 주 15시간 노동·국경없는 세계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17.09.16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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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

공상이 아닌 주 15시간 노동·국경없는 세계


아일랜드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진보는 유토피아(이상향)를 깨달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인간은 끝없이 '유토피아'를 꿈꾼다. 인간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는 의미의 유토피아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의문으로 남지만, 지난 몇 백 년간 거리를 좁히는 데는 성공했다.

불과 200년 전에는 인구의 94%가 극빈자였지만 지금은 10%이다. 세계 1인당 소득은 1850년의 10배, 세계 경제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250배 성장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부유해졌는데도 더 오래, 열심히 일하는 걸까. 왜 여전히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은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걸까.



이 책의 저자인 뤼트허르 브레흐만(Rutger Bregman)은 "여태껏 누려온 것보다 나은 세계를 상상할 수 없으므로 지금까지 꾸어온 꿈을 대체할 새 꿈이 없다"며 "실제로 부유한 국가의 국민은 대부분 자녀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잘 살지 못하리라 확신한다"고 지적한다.

브레흐만은 최근 유럽의 젊은 사상가로 떠오르는 네덜란드 역사가이자 저널리스트다. 그가 쓴 '진보의 역사'(2013)는 '최고의 논픽션'으로 선정됐으며, 기자로서도 유럽 언론인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올랐다.



'유토피아'를 말하면 비웃음과 의심이 돌아오는 시대다. 이 책이 주장하는 것은 유토피아적 사고로의 회귀다. 현대사회의 성장 정체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유토피아를 목표로 하는 진일보적 사고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정치, 사회, 철학을 총망라하는 관점으로 '유토피아'를 전망한다. 저자가 말하는 '기본소득', '주 15시간 노동', '국경 없는 세계' 등이 새로운 주장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 유타주의 '홈리스 프로젝트', 18세기 영국의 '스핀햄랜드' 제도를 비롯한 과거 사례와 통계 등을 통해 설득력을 높인다. 유토피아는 현실과 정반대에 서 있지 않다.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안기순 옮김. 김영사 펴냄. 320쪽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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