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00년 전에는 인구의 94%가 극빈자였지만 지금은 10%이다. 세계 1인당 소득은 1850년의 10배, 세계 경제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250배 성장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부유해졌는데도 더 오래, 열심히 일하는 걸까. 왜 여전히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은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걸까.
브레흐만은 최근 유럽의 젊은 사상가로 떠오르는 네덜란드 역사가이자 저널리스트다. 그가 쓴 '진보의 역사'(2013)는 '최고의 논픽션'으로 선정됐으며, 기자로서도 유럽 언론인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올랐다.
이 책은 정치, 사회, 철학을 총망라하는 관점으로 '유토피아'를 전망한다. 저자가 말하는 '기본소득', '주 15시간 노동', '국경 없는 세계' 등이 새로운 주장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 유타주의 '홈리스 프로젝트', 18세기 영국의 '스핀햄랜드' 제도를 비롯한 과거 사례와 통계 등을 통해 설득력을 높인다. 유토피아는 현실과 정반대에 서 있지 않다.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안기순 옮김. 김영사 펴냄. 320쪽 /1만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