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취임 왜 막나"…금융위원장, 수은 노조에 '격분'

"노조만을 위한 무모한 행동 끝내야…구태의연한 행동 그만해라"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서 축사를 하고 있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은성수 행장의 취임을 막고 있는 한국수출입은행 노동조합을 강하게 질타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큰 반발없이 취임한데 비해 은 행장은 여전히 노조에 막혀 취임식조차 못하고 있자 이를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최 위원장은 은 행장의 전임자로 금융위로 오기 전 약 4개월 동안 수은을 이끌었다.

최 위원장은 1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를 마치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아까 은 행장을 만나 취임식도 못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노조가 그렇게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최 위원장은 "노조만을 위한 무모한 행동은 이제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며 "불합리한 행동을 하지 말아야 노조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누구보다도 적임인 분이 (수은 행장에) 임명됐다고 생각하는ep 도대체 왜 취임을 막는지 모르겠다"며 "그저 노조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저런 구태가 없어져야 노조도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과 은 행장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분야에서 손발을 맞춰온 사이다. 최 위원장이 국제금융 차관보였던 당시 은 행장은 국제금융국장이었으며 최 위원장이 금감원 수석부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은 행장이 그 자리를 맡았다.

은 행장은 이동걸 산은 회장과 함께 지난 11일 정식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이 회장이 당일 오후 취임식을 연 반면 은 행장은 수은 노조의 거센 반발로 이날까지 정식으로 취임식을 열지 못한 상태다.

지난 3월 최 위원장이 행장에 취임했던 당시 수은 노조는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왜 지금은 그러는지) 저도 이해를 못하겠다"며 "금감원장, 산은 회장은 무난하게 취임했는데 은 행장도 그분들 못지 않게 훌륭한 분이라고 평이 나오지 않냐"고 반문했다.

한편 최 위원장은 최흥식 금감원장이 언급했던 기업의 사회적 공헌활동 공시에 대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금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안과 관련해서는 "최대한 전환하는 쪽으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