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수수료'에 손님 뺏기는 키움증권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7.09.12 04:27
글자크기

8월 주식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15%까지 떨어져… 4개월 만에 3%포인트↓, "개인 고객 이탈 가시화"

'무료수수료'에 손님 뺏기는 키움증권


국내 1위인 키움증권 주식시장 시장점유율(M/S)이 주춤하고 있다. 경쟁 증권사들이 주식거래 무료 수수료 혜택을 대폭 확대하면서 키움증권의 영업기반인 개인 고객이 이탈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주목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8월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은 약 15%로 지난 4월 18%에 비해 4개월 만에 3%포인트(p)가량 떨어졌다.



지난 5월 14.5% 수준까지 하락한 뒤 15% 안팎에서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키움증권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이 15% 아래로 떨어진 건 2015년 3월(14.5%) 이후 처음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주식거래가 줄면서 키움증권의 시장점유율 증가세가 한풀 꺾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증권사인 키움증권은 개인 고객을 공략하는 데 성공해 2005년 이후 12년째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에는 시장점유율 20%를 돌파하기도 했다.



최근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경쟁사들이 주식거래 무료 수수료 혜택을 대폭 늘린 것과 관련이 있다. 키움증권이 기존 수수료를 유지하면서 강점인 주식거래 수수료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키움증권은 저렴한 온라인 수수료를 무기로 시장점유율을 늘려왔는데 최근 대형사들이 공격적인 무료 수수료 확대 조치로 신규 고객은 물론 키움증권의 일부 고객까지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7월부터 8년간, 신한금융투자는 6월부터 13년 간 무료 수수료를 적용했다. 최근에는 한국투자, 삼성, KB, 대신증권 등이 경쟁적으로 3~10년간 무료 수수료를 제공 중이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지난달부터 평생 무료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맞서 키움증권은 지난해부터 온라인 신규계좌 개설 시 6개월 무료 수수료를 제공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수수료 인하 여지가 대형사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대규모 자본력을 활용한 IB(투자은행), 자기자본투자(PI) 등으로 수익이 다변화돼 수수료 인하 여지가 있는 반면 키움증권은 자본력 규모가 작고 브로커리지 기반의 WM(자산관리) 수익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키움증권 관계자는 "폭넓은 고객 기반과 디지털금융 노하우를 바탕으로 WM 서비스를 강화하고 IB, PI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