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공부 끝난 '왓슨'...SK(주) "인공지능 대중화 시대 열겠다"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7.09.06 16:32
글자크기

대화·자연어 이해·이미지 인식 등 왓슨 기반 한국어 API 8종 공개…금용·의료 등 全 산업분야에 적용

/SK(주) C&C '에이브릴'을 탑재한 로봇 '클로봇'  /사진제공=SK(주) C&C  /SK(주) C&C '에이브릴'을 탑재한 로봇 '클로봇' /사진제공=SK(주) C&C


#. 간밤 몸살 기운에 제대로 잠을 청하지 못한 A씨는 상쾌한 음악을 들으며 잠에서 깨어났다. 인공지능(AI) 로봇이 신체 리듬을 체크하고 바이오리듬에 어울리는 선곡을 해 준 덕분이다. ‘오늘 기온이 전날보다 내려갈 것 같다’는 로봇의 조언에 두툼한 옷을 꺼내 입고 출근길에 올랐다.

SK주식회사 C&C가 한국어판 인공지능(AI) 서비스 ‘에이브릴’을 출시하면서 제시한 미래다. 에이브릴은 SK(주) C&C가 IBM의 AI 솔루션인 ‘왓슨’을 기반으로 만든 플랫. 영어를 기반으로 개발된 왓슨이 최근 한국어 공부를 마치고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누구나 쉽게’ 만드는 ‘AI’=SK(주) C&C는 6일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어 전용 왓슨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 기반 에이브릴(Aibril)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API란 기업이 쉽게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프로그램 세트다.

한국어판 에이브릴을 출시하면서 SK(주) C&C가 내세운 첫번째 장점은 ‘편리성’이다. 이번에 공개한 왓슨 한국어 API는 △대화 △자연어 이해 △자연어 분류 △검색 및 평가 △문서변환 △언어번역 △이미지 인식 △성향분석 등 총 8종이다. 음성지원이 가능한 API는 연말께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API 활용 방식은 어렵지 않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서비스에 맞는 API를 골라 적용하면 된다. 예컨대 기업체 인사담당자가 입사지원서를 검토하는데 들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솔루션을 만들 경우 대화, 자연어 이해, 문서변환, 검색 등의 API를 조합한 후 지원서들이 들어간 파일을 통째로 업로드만 하면 된다. IT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길지 않은 시간 API 활용법을 익히면 개발자가 아니어도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일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API 적용 분야에도 제한이 없다. 제조, 의료, 금융, 통신, 유통 등 전 산업분야와 개인 개발자도 대상이다. 이문진 SK(주) C&C 에이브릴 사업본부장은 “현재 금융, 헬스케어 등을 중심으로 100여개 기업들이 왓슨 한국어 API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 비서 ‘누구’ 플랫폼에도 에이브릴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문진 SK주식회사 C&C 에이브릴 사업본부장  /사진제공=SK주식회사 C&C/이문진 SK주식회사 C&C 에이브릴 사업본부장 /사진제공=SK주식회사 C&C
◇‘시스템 구축 경험’·‘보안성’ 살린다=SK(주) C&C는 이날 왓슨 한국어 API를 활용한 한 예로 범용 ‘챗봇 프레임워크’를 공개했다. 챗봇 프레임워크는 SK(주) C&C가 에이브릴을 활용해 처음으로 만든 첫 번째 솔루션. 기업이 데이터만 제공하면 챗봇 서비스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다. 에이브릴 챗봇은 국내 보험사 최초로 AIA생명 콜센터에 적용됐다.


기업이 우려하는 보안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글로벌 AI플랫폼 사업자들은 대부분 해외에 있는 퍼블릭센터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에이브릴은 SK(주) C&C의 판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통해 호스팅된다. 에이브릴을 활용하는 데이터들이 국내에 보관된다는 얘기다.

한편, SK(주) C&C는 IBM과 향후 5년간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솔루션들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AI 분야는 굉장히 넓고 기술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며 “에이브릴이 ‘AI 마켓플레이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