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음악여행…‘강한’ 뮤지션과 ‘핫’한 캠핑의 보고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2017.09.06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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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10월 20~22일…추초 발데스와 곤잘로 루발카바의 이색 무대 등 43개팀 참여, 유려한 섬 관광 재미도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14년 역사 가운데 가장 독특한 조합으로 평가받는 무대 '추초 발데스(왼쪽)&곤잘로 루발카바'. /사진제공=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14년 역사 가운데 가장 독특한 조합으로 평가받는 무대 '추초 발데스(왼쪽)&곤잘로 루발카바'. /사진제공=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만약 당신이 마음먹고, 또는 우연히 자라섬에 들른다면, 그 어떤 선택에도 이 ‘무대’를 반드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쿠바에서 날라온 세계적 피아니스트 추초 발데스와 곤잘로 루발카바의 협연이다. 이름이 생경하다고 지나칠 수도 있지만, 맛과 멋의 감동적 찰나를 느낄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필청 무대’로 손꼽힌다.

쿠바의 전통적 원형을 간직한 추초 발데스는 아프로-쿠반의 독특한 리듬 위에서 아련하고 정감있는 선율을 펼쳐 한국 정서와도 깊게 맞닿아 있다. 피아노 건반을 타고 오르는 수십 년 관록의 손맛은 대대로 내려온 된장 맛처럼 구수하다. 9차례 그래미상을 받은 거장다운 면모를 여실히 확인하는 자리가 될 듯하다.



곤잘로 루발카바의 명성을 한 번이라도 들은 이들이라면 그의 무대가 ‘탄성’으로 시작해 ‘감동’으로 끝나는 감정몰입의 잔치라는 사실도 알 것이다. 2014년 사망한 베이시스트 찰리 헤이든과 작업한 명반 ‘녹턴’(Nocturne)의 피아니스트로 국내 팬들에겐 잘 알려졌다. 스페인 무곡을 듣듯, 정제돼 있으면서 현란한 리듬의 향연이 그의 특기다.

두 뮤지션의 협연은 피아노가 선율 악기를 넘어 드럼 같은 리듬 악기로의 무한 변신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통한 다양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기대감이 높은 공연이다.



데이브 그루신(왼쪽)과 리 릿나워. /사진제공=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br>
데이브 그루신(왼쪽)과 리 릿나워. /사진제공=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 '신구 조화' 눈길 끄는 무대들 수두룩…19개국 43개 재즈팀 출연

올해 14회를 맞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 오는 10월 20일부터 22일까지 경기도 가평 자라섬 일대에서 열린다. 14년간 초청 아티스트 중 가장 독특한 조합이라고 평가받는 ‘추초 발데스 & 곤잘로 루발카바’를 비롯해 19개국 43개 팀, 257명의 아티스트가 이 무대를 찾는다.

메인 무대에 오르는 헤드라이너들의 면면은 시선을 집중시킨다. 추초 발데스 팀에 이어 놓쳐서는 안 될 또 하나의 거장 그룹은 ‘리 릿나워 & 데이브 그루신’이다. 퓨전재즈 레이블 GRP의 원년 멤버인 두 사람은 가을밤 낭만을 이끌 최고의 분위기 메이커로 존재감을 과시할 예정.


‘재즈의 현재’를 보고 싶다면 ‘찰리 파커의 전성기 시절’을 보듯 탁월한 재능을 소유한 색소포니스트 조슈아 레드맨 트리오와 ‘만능 재주꾼’인 베이시스트 아비샤이 코헨의 무대가 준비돼 있다.

마이크 스턴. /사진제공=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br>
마이크 스턴. /사진제공=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1981년 재즈 거장 마일즈 데이비스 복귀 무대에 참여하면서 이름을 알린 기타리스트 마이크 스턴은 재즈 장르에서 록 향기를 간직한 강렬한 연주자 중 한 명이다. 이번 공연에서 ‘들뜬’ 분위기는 그의 몫이 될 듯하다.

추초 발데스로 시작된 ‘신구 조화’의 물결은 계속 이어진다.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과의 듀오 공연으로 유명한 스웨덴 출신의 울프 바케니우스는 아들 에릭 바케니우스와 흥미로운 연주를 선보인다. 미8군 오디션에 합격한 뒤 재즈 1세대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국내 재즈 보컬계 ‘대모’ 박성연은 가장 한국적인 재즈 보컬리스트 말로와 ‘디바스’란 제목의 무대에 오른다.

◇ 동서남북이 미관의 절정…캠핑에서 레일바이크까지 '관광의 명소'

자라섬의 가을. /사진제공=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br>
자라섬의 가을. /사진제공=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올해 마지막 야외 음악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음악이라는 콘텐츠를 떠받치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의 하드웨어적 구성으로 여행과 관광의 요람으로도 유명하다. 3일간 연인원 20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이곳은 이미 레저문화의 메카로 떠올랐다.

4개 섬으로 이뤄진 자라섬은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는 메인 섬인 중도를 중심으로 서도에 캠핑 문화, 동도엔 자연 그대로의 생태가 서로 맞물리며 조화를 구현한다. 국내 최대·최고를 자랑하는 오토캠핑장은 28만 3000㎡ 규모로 191개 오토캠핑 사이트와 95개 카라반 사이트를 갖추고 있다.

캠핑장 주변에는 잔디운동장, 농구장, 자전거대여센터 등 편의시설이 완비됐고, 생태테마파크인 이화원에는 희귀 수목 2만여 그루도 만날 수 있다. 가평 레일바이크나 자라섬과 남이섬을 잇는 신종 익스트림 시설인 가평 짚 와이어는 무료함을 달래는 역동적 놀이 시설이다.

가평군 레일바이크. /사진제공=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br>
가평군 레일바이크. /사진제공=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2004년 시작된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10년 만에 최우수축제에 올라 지금까지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2708억 원의 경제효과를 유발해 가평군 총생산액 1조 3148억 원의 20.59%에 해당할 정도로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인재진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총감독은 “이 축제는 세계 유수의 재즈페스티벌과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양과 질을 담보한다”며 “오감이 즐거운 축제로서의 가치를 잃지 않고 세대와 세대를 잇는 교감의 창구 역할에도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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