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공여 등 혐의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돌아가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17.08.25. [email protected]
A 그룹 관계자는 "진심으로 안타깝다"며 "최근 분위기를 볼 때 무죄를 받기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실제로 유죄가 인정돼 5년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을 접하니 충격적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이번 재판을 통해 미르재단, K스포츠에 대한 기업 출연금을 뇌물로 보지 않게 된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삼성의 최고경영진들이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되는 과정을 보면 여전히 기업이 정치권력에 약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매출액의 11.9%, 영업이익의 30.7%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기업인만큼, 이재용 부회장의 장기공백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삼성이 쌓아온 브랜드가치 하락과 투자·신규채용 등 주요 사업계획 차질은 개별기업 차원을 넘어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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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정점'인 대통령이 불러서 갔는데 이걸 뇌물 등 범죄행위로 보려는 시각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다른 경제단체의 한 고위관계자는 "정부와 기업간 관계에서 기업은 늘 '을'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가의 경제정책을 세우고 각종 규제 카드를 손에 쥔 '살아있는 권력'이 기업에 무엇인가를 요구했을 때 이를 거부하거나 외면할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다는 항변이다.
이 고위관계자는 "이번 1심 판결에 정부의 요구를 거스를 수 없는 기업의 현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앞으로 2, 3심에서 이 같은 점이 더 고려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 경영자들은 기업이 국가에 헌신해 왔다고 자부해왔는데 이렇게까지 중형을 받아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볼 것 같다"며 "(기업인에 대한 강한 처벌이) 기업 심리를 위축시키고 기업인의 의욕을 꺾을 수 있어 깊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