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조 시장 겨냥…LG전자 전기차부품 첫 美공장 설립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7.08.2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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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미시간주 헤이즐파크에 약 2500만 달러 투자…8년 뒤엔 전체 자동차의 3분의 1이 전기차 전망

360조 시장 겨냥…LG전자 전기차부품 첫 美공장 설립


LG전자 (91,500원 ▼1,400 -1.51%)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전기차부품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LG전자가 전기차부품 생산공장을 해외에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을 발판으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은 자동차 전장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2500만달러(약 285억원)를 투자해 기존 공장을 임차해 생산설비를 들이는 방식으로 완공기간을 최대한 줄여 당장 내년 1분기부터 전기차용 배터리팩을 생산하기로 했다.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팩을 시작으로 모터 등 주요부품으로 생산품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산 배터리 점유율은 최근 40%대로 올라섰다.



공장 부지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 외곽의 헤이즐파크다. 같은 주 트로이에 위치한 LG전자 VC(자동차부품)북미사업센터와 10㎞ 떨어져 있다. 미국시장에서 마케팅과 R&D(연구·개발)를 담당해온 VC북미사업센터와의 시너지를 감안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던 곳이다. 연면적은 2만2000㎡ 규모다.

업계 소식통은 "주정부 차원의 자금·채용 지원 등 인센티브도 부지 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미시간주는 2013년 포드·GM·크라이슬러 등 미국 3대 완성차업체의 공장 이전으로 디트로이트시가 180억달러 규모의 파산 신청을 내자 매년 2억달러 가까운 예산을 들여 법인세를 지원한다. 주법인세가 6% 수준으로 미국에서도 낮은 지역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현행 35%인 연방법인세 최고세율을 15%로 인하하는 세제개편과 해외공장의 미국 이전시 비용지원 혜택을 추진하면서 포드도 멕시코공장 신설 계획을 취소하고 미시간주 3개 공장에 12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LG전자와 미시간주는 이번 공장 설립으로 300여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360조 시장 겨냥…LG전자 전기차부품 첫 美공장 설립
자동차 전장사업은 LG가 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힘을 싣는 분야다. 2013년 흩어져 있던 자동차 부품 관련 조직을 통합해 LG전자에 VC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별도 실적과 임직원 수를 공시한 2015년 1분기 당시만 해도 매출과 직원수가 3826억원, 2381명에 그쳤지만 2년여만인 올 2분기 매출은 8826억원, 직원수는 4064명에 달한다. 업계에선 이르면 올해 4분기부터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출시된 GM의 순수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에 구동모터와 인버터, 배터리팩 등 핵심부품 11종을 공급하면서 볼트 EV의 70%를 LG가 만들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에도 최근 차세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카메라를 공급했다.

LG전자가 전장사업에 주목하는 것은 시장 성장성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전문업체 맥킨지는 올초 자동차 제조원가에서 전장부품 비중이 2010년 34%에서 지난해 40%로 늘었고 2030년 50%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글로벌 자동차 전장부품시장 규모가 2015년 2390억달러(약 273조원)에서 2020년 3033억달러(약 358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차세대 전장사업의 핵심축인 전기차 시장 성장세 역시 가파르다. JP모간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글로벌 시장의 전기차 비율이 2025년 35%, 2030년 48%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8년 뒤엔 전체 자동차의 3분의 1이, 13년 뒤엔 절반가량이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은 지난해에만 중국(25만7929대), 유럽(10만8639대)에 이어 10만4178대의 순수 전기차가 팔린 글로벌 3대 전기차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미국 전기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65.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사장)은 "미국 현지공장 설립은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는 미국 완성차업체에 LG전자가 최고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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